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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삼성그룹 ‘퇴직연금 계열사 몰아주기’ 여전
퇴직연금 적립금 계열사 비중 현대차증권 79%, 삼성생명 55%
계열사 적립금에도 수익률 업종 평균 대비 0.7%p·1.6%p씩 낮아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14 10:57:00
▲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대차증권의 퇴직연금(DB·DC·IRP) 적립금(16조7427억 원)의 계열사 비중은 79%(13조2200억 원),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계열사 비중은 54.8%(48조1513억 원 중 26조3663억 원)로 집계됐다. ⓒ스카이데일리
 
대기업이 금융 계열사에 퇴직연금을 몰아주는 현상은 여전했다. 현대차증권은 현대모비스·현대로템 등과 퇴직금연금 계약을 체결했고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삼성물산 등과 퇴직연금 계약을 통해 적립금 대부분을 채웠다. 금융소비자인 근로자 선택을 제한했다는 비판을 자초한 현대차증권과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수익율은 각각 증권사와 생명보험사 평균보다 낮았다. 
 
스카이데일리가 14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대차증권의 지난해 말 퇴직연금 확정급여(DB)형 적립금은 149029억 원이었다. 계열사로부터 확보한 적립금은 129650억 원으로 전체 87.0%를 차지했. 확정급여(DC)형 적립금(4145억 원)의 계열사 적립금(2550억 원) 비중도 61.5%로 높았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엔 계열사 적립금이 없었다.
  
세 가지를 모두 합친 현대차증권의 퇴직연금 계열사 비중은 79%로 전년(80.2%)과 거의 비슷했다. 이 기간 증권사 14곳의 퇴직연금 계열사 비중 평균(19.3%)4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현대차증권은 현대차그룹 소속 기업으로 현대자동차·기아 등 65곳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2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최근 1년간 계열사 현대오토에버·현대케피코·현대로템·현대모비스와 4601400만 원의 퇴직연금 관련 거래를 체결했다.
 
삼성생명도 비슷하다. 삼성생명은 퇴직연금 DB형 적립금(394425억 원)64.7%(255142억 원)를 계열사로부터 확보했다. DB·DC·IRP 적립금(481513억 원)을 모두 합쳐도 그 비중은 54.8%(263663억 원)에 달했다. 생명보험사 10곳의 퇴직연금 계열사 비중 평균(36.4%)20%p 가까이 웃돈다. 자회사 삼성화재도 퇴직연금 계열사 비중이 36.5%로 컸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삼성화재 등을 자회사로 둔 삼성그룹 핵심 기업으로 계열사만 63곳에 달한다. 최근 1년간 계열회사·비영리법인 24(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S·삼성전기·삼성증권·삼성중공업·삼성화재·삼성카드 등)431871000만 원의 퇴직연금 관련 금융거래를 맺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문제는 이들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작년 말 현대차증권 퇴직연금 DB형 원리금보장 수익률은 4.2%로 증권사 평균(4.9%)보다 0.7%p 낮았다. DC형 원리금 보장 수익률도 4.4%에 그치며 평균(4.6%)에 못 미쳤다. 삼성생명 수익률도 낮았다. 작년 말 3.09%DB형 원리금보장 수익률을 거뒀는데 이는 생보사 평균(4.7%) 대비 1.6%p 낮은 수치다. DC형 원리금보장 수익률도 3.5%에 머물며 생보사 평균(4.0%)에 미치지 못했다.
 
그룹 계열사를 등에 업고 공정 경쟁을 해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현대차증권은 자기자본 12778억 원으로 중소형 증권사로 분류되나 퇴직연금 적립금은 167427억 원으로 미래에셋증권(237473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증권사 퇴직연금 시장 전체의 19.5%를 차지하는 크기다. 삼성생명은 퇴직연금 적립금이 481513억 원으로 생보사 전체 61.4%에 달한다.
 
대기업 계열사 퇴직연금 몰아주기는 오래전부터 지적돼 온 문제다. 금융권은 2015년 퇴직연금 적립금 대비 계열사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기로 자율협약을 맺었지만 이를 강제할 법적 구속력은 없다. 자율협약에서 정한 계열사 비중도 퇴직연금 적립금뿐 아니라 수수료도 포함해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다. 자금 규모가 커지면 수수료는 상대적으로 적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근로자의 퇴직연금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고 일감 몰아주기 즉, 불공정 행위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직원들이 다양한 금융회사와 퇴직연금 계약을 자유롭게 맺을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그게 요식 행위로 이뤄질 수 있으므로 (전체 적립금에서 계열사 적립금이) 일정 금액 이상을 넘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생명은 자율협약 내용을 어기지 않아 문제가 없단 입장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퇴직연금 자율협약은 수수료가 50%가 넘는지, 자산관리 적립금이 50%가 넘는지를 기준으로 하는데 비공시 자료라서 공개할 순 없지만 그 기준을 위배하지 않았다“DC·IRP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상 가입자 스스로 선택하게 해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제도 도입 시 근퇴법에 의거해 노동조합 등 근로자대표의 의견과 동의를 얻고 퇴직연금 사업자를 선정해야 하는데 계열사도 이러한 절차를 거쳐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하고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근로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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