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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가 전쟁 종식을 위해 “백기 들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거부한 우크라이나에 일부 유럽 지도자도 가세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N 등에 따르면 교황은 최근 스위스 공영방송 라디오 텔레비전 스위스(RTS) 인터뷰에서 “국민을 생각하며 백기를 들 용기로 협상에 나서는 자가 더 강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초 바티칸에서 진행됐으며 9일 일부 발언이 사전 공개됐다. 20일 정식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이날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공보실장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적대 행위 중단과 휴전을 상징한 표시로서 인터뷰 진행자가 먼저 말한 백기 이미지를 교황이 받아 사용한 것”일 뿐이라는 뜻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상 연설에서 교황의 제의에 우회적 거부의사를 밝혔다. “교회가 기도·토론·행동으로 우리를 지원한다”면서도 “(교황의 발언은) 살고픈 사람과 파괴하려는 사람 사이의 ‘가상 중재’”라고 표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의 경우 더 노골적인 반응이었다. “선과 악의 싸움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선과 악을 같은 입장에 놓지 않으며 양자를 ‘협상’하기보다 선의 편에 서는 자”라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반박했다. 이어 “노란색·파란색으로 된 우크라이나 깃발이 우리가 살고 죽고 승리하는 깃발이다. 결코 다른 깃발을 들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몇몇 유럽 지도자도 교황의 발언에 반기를 들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10일 X에 “균형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철군할 용기를 갖도록 격려하시는 게 어떨까. 협상 없이 즉시 평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비꼬았다. 에드가르스 린케비치 라트비아 대통령 역시 X를 통해 “나의 일요일 아침 견해는 ‘악에 맞서 싸우지 말고 백기 들어 항복하는 것’” 등 역설적인 화법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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