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수 
)
오늘의 주제는 참으로 무겁다. 종교적인 것은 다루기도 어렵고, 종단에 따라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언어학자의 견해를 밝히는 것뿐이다.
수업시간에 모슬렘 학생에게서 ‘하나님’과 ‘알라’의 의미에 대해 말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모세 오경(창세기·출애급기·레위기·민수기·신명기)을 유대교인들까지 성경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그것을 구별해 달라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의 초기 성경에는 천주(天主)·상제(上帝)·주상제(主上帝) 등으로 표기했다가 한글로 작업하면서 ‘하ᄂᆞ님’이라고 썼다. 제2음절에 있는 ‘아래 아(ㆍ)’는 보통 ‘ㅡ’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가ᄋᆞᆯ’은 ‘가을’로, ‘마ᄋᆞᆯ’은 ‘마을’로 변한 것과 같다. 그러니까 천주교에서는 발음의 변화에 준하여 ‘하느님’으로 부르는 것이고, 개신교에서는 ‘유일신’의 개념을 강조하여 ‘하나님’이라 칭한 것으로 본다.
‘알라’와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창세기에 보면 ‘엘로힘(신들이라는 복수명사)’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여기서 유래한 것이 ‘알라’다. 아랍어에는 ‘ㅔ’ 발음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엘’을 ‘알’로 대체하고, 단수 명사로 표기하다 보니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는 예수(초기 성경에는 ‘예수쓰’라고 표기했다)라고 하지만 미국인은 ‘지저스’, 터키인은 ‘이사’, 중국인은 ‘야소(耶蘇)’라고 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세 종교가 같다는 말은 아니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