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 135만 명 시대… 경제적 손실 연 44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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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근로환경 조성 필요·일·가정 양립 지원 확대 필요성 대두

김연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05 11:50:32

국내 여성 경력 단절로 인한 연간 경제적 손실이 44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가 5일 공개한 ‘여성 경력 단절 현황 및 경제적 손실 추정’에 대해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기준 경력 단절 여성의 근로소득 경제손실은 44.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근로소득 손실이 2022년 연간 국내총생산(GDP)에서 2.0%로 올해 예산에서 6.7%에 달하는 수준이다.

경력 단절 여성이란 15세~54세 나이대 기혼여성 중 △결혼 △임신·출산 육아 △자녀 교육 △가족 돌봄 사유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을 말한다.

여성 경력 단절로 인한 고용 손실 규모는 134만9000명에 달한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5~29세 여성(48.9%)이 남성(44.1%)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44세 사이 여성은 37만 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35∼39세 33만1000명 △45∼49세 22만1000명 △30∼34세 21만3000명 순이었다.

여성 고용률의 변화를 살펴보면 20대까지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30대에 들어서면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는 현상으로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는 여성 고용률이 20대부터 40대까지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OECD 여성 고용률이 20~40대까지 증가한 것과 달리 한국의 여성 고용률은 20대까지 증가하다가 30대 들어 많이 감소한 뒤 40세에 들어 회복하는 기미를 보인다.

한국에서의 30대 여성의 일자리 이탈은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으며 큰 손실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여성의 경력 단절 원인은 다양하다. 한경협은 여성 경력 단절의 주요 원인을 양질의 국공립 보육시설과 자녀 돌봄 서비스로 꼽았다. 특히 만 3~5세 아동의 국공립 보육시설 취원율은 25.8%(2021년 기준)로 OECD 31개 국가 중 28위로 OECD 평균(68.8%)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 서비스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중소규모 사업장에서는 대체 인력 충원의 어려움과 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일과 가정의 양립 지원 제도 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중소규모 사업장 종사자의 경력 단절 비중이 높으며 그 배경에는 육아휴직 대체인력의 △충원 어려움 △비용 부담 등으로 일‧가정양립 제도 조성 미흡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한경협 관계자는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유연한 근로환경 조성과 기업의 일‧가정 양립 제도 조성을 위한 투자에 정부 지원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영세사업장의 경우 대체인력 충원의 어려움이 커 육아휴직 사용률이 저조한 만큼 정부의 대체인력 채용지원이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주 기자 yj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