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기의 시사&이슈] 현대판 ‘감국대신’ 지식과 기술의 유출통로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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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기술, 전체주의 국가로 넘기다가는 국제 공급망서 배제될 것
정치권, 주사파 사회주의 세력·중국에 매수된 자들 깨끗이 청산해야

최재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2-13 11:03:51

“왕 부장은 이날 3국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이뤄진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양국은 경제 문제의 정치화·과학기술 문제의 도구화·무역 문제의 안보화 경향에 함께 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이 미국 편향적 태도를 보이는 윤석열정부에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한겨레신문, 2023.11.27.)

지난달 26일 부산에서 한·일·중 3국 외교장관 회의가 열렸다. 3국회의 전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 때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대한민국의 외교장관에게 내정간섭적인 겁박을 한 것이다. 마치 1885년 통상기관의 청국 주차관으로 부임한 후 약 10년 동안 이씨 조선의 정국을 좌우하여 감국대신(監國大臣)으로 불렸던 원세개(袁世凱) 같았다.

원세개가 ‘감국대신’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조선의 지배층인 양반 계급이 백성을 착취하는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숭중 사대주의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장 왕이가 일본에는 말 못하고 대한민국에게만 경제·과학기술·무역 문제까지 상세한 지침을 내린 이유는 “중국은 큰 봉우리 한국은 작은 나라”라고 말하는 주사파와 숭중 사회주의 세력, 중국에 매수된 기회주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박진 외교장관은 왕이의 훈계를 들을 게 아니라 즉시 회담을 작파하고 일어섰어야 했다.

중국 집권자들은 아시아 국가들을 겁박할 때 인종주의를 동원한다. 20세기 전반 일본 군국주의 세력이 식민지 조선과 중국 등 점령지에 내건 슬로건은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榮圈)’이다. ‘귀축영미(鬼畜英美)’, 서양 세력을 몰아내고 동아시아 사람들끼리 공동 번영하는 권역을 만들자는 인종주의적 선동이다. 지금 중국에서는 인종주의·애국주의 구호가 난무한다. 대동아공영권에 반대하고 일본에 대항하자는 구호로 집권한 중국공산당이 ‘귀축미영’을 타도하자는 인종주의 구호로 한국의 동참을 강요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 전략은 전제적 중앙집권체제이기에 가능했다. 호구제도 때문에 농민의 이주가 서서히 이루어져 도시에 큰 부담을 주지 않고 저렴한 노동력을 공급받았다. 정부 정책으로 자본의 이동을 엄격히 규제했기 때문에 고정 환율 등 독자적인 통화정책으로 낮은 정책 금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모두 시장경제의 원리에 반한다. 그럼에도 미국은 중국의 자유화를 기대하여 최혜국 대우를 부여하고 세계무역기구에 가입시켰다.

경제가 안정되면 공산전체주의 국가 독재자는 명령만 내리면 뭐든 뚝딱 이룰 수 있다고 착각한다. 문화혁명 때 모택동주의자들은 자본주의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이기기 위해 모든 인민이 반도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선동했다.

모택동 못지않은 권력을 구축한 시진핑은 ‘중국제조 2025’를 내세우며 경제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강화했다. 그러나 21세기는 단순히 노동과 자본을 많이 동원한다고 하여 경제발전을 이루기 어려운 지식경제 시대이고 국제적 협업으로 공급망을 보장받는 시대다. 시장경제의 규칙을 침해하는 국가는 국제 공급망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

“극자외선(EUV) 기계는 국제적인 공급망을 통해 제공되어야 하는 많은 반도체 제작 기반 중 딱 하나일 뿐이다. 공급망의 모든 요소를 국산화하는 비용은 턱없이 비싸지고 결국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최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전부 국산화하려면 10년 이상의 기간과 수조 달러 이상의 자본 투입이 필요하게 된다.” (크리스 밀러, ‘칩 워’ 제52장)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계인 극자외선 노광기계는 현재 네덜란드의 ASML에서만 조립·생산한다. 그것은 미국의 원천 지식과 설계 기술·독일의 광원 생산기계·일본의 부품 등을 공급받아 생산된다. 세계 제일의 메모리칩 생산기업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반도체기업 대만의 TSMC 모두 ASML의 극자외선 기계를 구매하는 국제분업 구조다.

중국공산당은 기득 권력을 지키기 위해 노동가치설·프롤레타리아 독재론 등 낡은 사회주의 사상을 버리지 못하고 지식재산권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지식경제의 대표 상품인 반도체 산업의 원천 지식과 기술도 훔치거나 강탈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지금 대한민국 교수와 교사 등 학계·언론계·문화계·정치권 등에 똬리 튼 주사파와 숭중 사회주의 세력·중국에 매수된 기회주의자들을 믿고 한국의 기업과 대학 등이 시장경제 국제 분업체계에서 얻은 지식과 기술을 넘기라고 겁박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허황된 사회주의 사상에 빠져 시장경제 분업체계에서 얻은 지식과 기술을 전체주의 국가로 넘기다가는 지식과 기술의 국제 공급망에서 배제된다. 국민경제에 15%의 달러를 벌어 주는 삼성전자가 망하면 교수·교사·공무원 등의 연금이 제대로 지급될 수 있을까? 현대판 ‘감국대신’의 겁박을 듣지 않으려면 정치권부터 주사파와 숭중 사회주의 세력들·중국에 매수된 자들을 깨끗이 청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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