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釜山마저 ‘소멸 위험단계’라는 충격적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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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정보원 분석, 군에서 시로 소멸 위험 확대
지방에 산업·주거·여가·문화·교육 등 지원 강화
예천군은 신규 산단 조성 등으로 ‘반전’에 성공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3 00:02:02

‘지방 소멸’이 현실화되고 있다. 저출생과 고령화·수도권 집중화가 초래한 인구 감소가 주된 원인이다. 인구는 빠르게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다. 2019년 50%를 갓 넘기기 시작한 수도권 인구는 매년 1~2%씩 증가하고 있다. 지방에서 이탈한 인구는 수도권인 경기도와 인천 지역에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다. 그 결과 수도권 인구(2023년 말)는 지방 인구보다 약 63만 명이 더 많고 구성 비율은 전체 인구의 50.6%(2601만 4265명)에 이른다.

이런 와중에 부산광역시가 전국 6개 광역시 중 처음으로 ‘소멸 위험단계’에 들어섰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우리나라 제2의 도시마저 ‘소멸 위험’에 처했다는 게 충격적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의 ‘2024년 3월 기준 소멸위험지역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소멸위험지역은 소멸위험지수(20~39세 여성 인구수를 65세 이상 인구수로 나눈 값)를 통해 측정한다. 소멸위험지수 값이 0.2∼0.5이면 소멸 위험 진입단계, 0.2 미만이면 소멸 고위험단계로 구분된다. 가임인구가 고령인구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경우 인구 감소로 지역공동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3.0%를 기록해 광역시 중 유일하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부산은 30년 후엔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제주와 세종은 각 1개 지역으로 계산) 중 약 절반인 113곳(49.6%)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부산을 보면 다른 광역시도 소멸 위험에서 안전하다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도심 개발의 명암이 소멸 위험 속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서울을 제외한 광역시 전체 45개 구·군 중 소멸위험지역은 46.7%(21개)다. 소멸위험지역은 군에서 시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미 소멸위험지역이 된 곳들의 상황은 심각하다. 전북의 경우 14개 시·군 중 1곳을 제외한 13곳이 소멸위험지역으로 확인됐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현실성 있는 정부 정책이 요청된다. 지방 소멸 위험의 주요 원인이 ‘제조업 쇠퇴’라는 사실이 주목된다. 예컨대 소멸위험지역으로 편입된 경남 통영시와 전북 군산시는 자동차와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 반면 지역 특성에 따라 적절한 정책적 개입과 지역 주체의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지방소멸의 흐름을 늦추거나 반전시킬 수 있었던 성공 사례도 있다.

경북 예천군의 경우 20년 동안 전체 인구가 소폭 증가했고, 20~39세 인구 감소율도 다른 소멸위험지역과 비교할 때 절반 수준에 그친다. 경북도청 이전과 신규 산업단지 조성 등과 같은 지역발전 정책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하튼 영·호남 전통 산업도시의 제조업 취업자 감소 및 농어촌 공동화(空洞化)가 지방 소멸 위기로 이어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윤석열정부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천명했다. 지역균형발전 비전으로 진정한 지역주도 균형발전·혁신성장 기반 강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지역 고유 특성 극대화 등 3가지를 제시했다.

관건은 권한 이양과 재정 강화 등 중앙정부의 지속적 지원이다. 지방에 산업 기능뿐 아니라 주거·여가·문화·교육 등 다양한 기능이 한곳에 어우러져 일과 삶 그리고 놀이와 배움이 융복합된 지역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지방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연계 및 협력할 수 있는 공간구조 구축이 시급하다.

지방에 특구를 조성하고 기업 이전을 이끌기 위해 파격적인 세제 지원과 규제 특례를 제공해야 한다.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 소멸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지방투자 유치를 위한 규제완화와 세제 지원이 절박하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