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제조업 체감경기, 반도체 빼고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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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 대비 내수기업 부정적… 의료·정밀기기·전기장비 하락세
철강·정유·석유화학·비금속광물 등 전통 제조업 침체 계속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30 12:09:16

반도체 업종을 제외한 제조기업들은 3분기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 기업보다 내수 기업이 부정적 예상이 많았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6월30일 전국 2238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3분기 제조업 경기 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3분기 제조업 BSI는 89로 전 분기(99) 대비 10p 하락했고 전년 동기(91)대비 2p 하락했다.

BSI가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 경기를 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뜻이며 100 이하면 그 반대다.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IT 경기 상승으로 수출 중심 회복세를 보였으나 체감경기는 내수기업과 중소기업의 부정적 전망과 전통 제조업의 침체가 지속되며 제동이 걸렸다.

대상 기업을 매출액 중 수출비중 50%를 기준으로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으로 구분했을 때 내수기업의 3분기 전망은 88로 집계돼 수출기업 전망치(94)에 비해 부정적 응답이 많았다. 대한상의는 수출 회복세가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되고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내수기업들의 우려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3분기 경기 전망이 상승하면서 기준치 100을 상회한 업종은 반도체뿐이었다. 반도체 3분기 전망치는 전 분기 대비 8p 상승한 122를 기록해 기준치를 크게 상회했다.

의료·정밀기기와 전기장비 업종의 경기 전망은 3분기 각각 108과 101로 집계돼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지만 2분기 대비 11p와 16p 하락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의료·정밀기기는 미용 및 의료기기 수출 수요가 지속되고 있지만 의료파업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기장비 업종은 IT 경기 회복에 따른 전력·전선 수요 증가와 미국 전력망 인프라 교체가 호재로 작용했으나 배터리 기업 중심으로 부정적 전망이 증가했다.

철강·정유·석유화학·비금속광물 등 전통 제조업은 부정적 전망이 이어졌다. 철강(79)은 전방산업 부진과 중국 및 일본의 값싼 수입재 유입 등으로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고 정유·석유화학(85) 업종도 주요 시장에서 중국 저가 공세가 본격화되며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비금속광물(67) 업종은 건설 자재 수요 감소에 더해 장마·폭염 등 계절적 비수기가 겹치면서 3분기 전망치가 가장 낮았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상반기 수출 개선에도 고금리와 고물가가 소비 및 투자 회복을 가로막으며 업종별 기업 체감경기가 다르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와 소비를 통해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책 마련과 함께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서 전통 제조업의 수출길을 터줄 수 있는 수출시장별 틈새 전략을 민관이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