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어닝 서프라이즈’… 키움證 PF 신용공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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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위탁매매 호조에 1분기 순이익 2458억 원… 컨센서스 24% 웃돌아
PF 신용공여 석 달 새 4000억 원 급증, 자기자본比 우발부채 비중 49%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09 10:30:00

▲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1분기 말 키움증권의 부동산 PF 신용공여(매입보장·확약)는 1조2867억 원으로 작년 말(8188억 원) 대비 57.1% 늘어났다. ⓒ스카이데일리

키움증권이 1분기 2500억 원의 순이익이 거두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기업금융(IB) 실적을 개선하고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경쟁력을 유지한 영향이다. 안심하긴 아직 이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공여가 석 달간 4000억 원 늘어났고 우발부채 비중도 50%에 육박했다. 부동산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키움증권이 수익성 개선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2458억 원으로 시장 컨센서스(1970억 원)를 24.8% 웃돌았다. 지난해 1분기(2712억 원)보다는 소폭 감소했으나 작년 2분기(1044억 원)·3분기(1900억 원)·4분기(-2272억 원) 등 9개월 동안 이어진 순이익 부진을 마침내 끝냈다.

IB 부문이 호실적으로 주도했다. 키움증권의 1분기 IB 수수료수익은 544억 원으로 전년동기(245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구조화·PF 부문에서 1년 전(106억 원)보다 세 배 이상 많은 351억 원을 거뒀다. 이는 1월 엄주성 사장이 취임한 후 구성민 기업금융본부장, 장지영 기업영업본부장 등 IB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선 영향으로 읽힌다.

채권자본시장(DCM)에서도 LS전선·현대카드·KB캐피탈·우리금융 등 7곳의 딜을 맡으며 160억 원을 벌어들였다. M&A 딜로는 SK엔무브(구 구 SK루브리컨츠)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을 주선했다. 기업공개(IPO)에선 코스닥기업 코셈의 상장(공모액 96억 원)을 주관했다.

리테일도 여전히 탄탄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에 따라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브로커리지 부문을 개선한 게 주요했다. 1분기 주식 수수료수익은 1268억 원으로 전년동기(1094억 원) 대비 15.9% 불어났다. 국내외 가리지 않았다. 국내주식(895억 원)·해외주식 수수료수익(372억 원) 모두 1년 전(813억·281억 원)보다 10.1%·32.4%씩 증가했다. 특히 해외주식 부분 시장점유율(M/S)은 지난해 4분기 31.9%에서 올해 1분기 34.5%로 대폭 올라갔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수익이 늘어난 만큼 리스크도 커졌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키움증권의 부동산 PF 신용공여(매입보장·확약)는 1조28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8188억 원) 대비 57.1% 불어난 규모다. 3개월 전만 해도 키움증권은 증권사 10위에 그쳤으나 다른 증권사들이 PF 신용공여를 감축하는 사이 되려 늘리면서 어느 순간 4위로 껑충 올라섰다.

신용공여란 금융거래 시 타인에게 재산을 일시적으로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이 가운데 매입확약은 부동산 개발 시행사가 PF 대출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대신 대출금을 갚거나 차환 부족분을 매입해야 하는 금액이다. 키움증권은 1분기 매입확약으로만 신용공여를 구성했다.

채무로 확정될 가능성이 큰 부채인 우발부채도 불어나는 추세다. 키움증권의 우발부채는 작년 한 해 1조 원대 중반 수준을 유지했으나 올 1분기엔 2조2000억 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도 지난해 말 35.6%로 낮았으나 그 비중은 현재 49%까지 올라갔다.

증권가는 키움증권의 IB 부문 이익 호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IB 이익이 지속 증가하는 것에 대해선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 송도개발 대주단 참여, 롯데건설 채권인수 등 빅딜(Big Deal)에 참여한 결과, IB 수수료손익이 크게 증가했는데 다만 이 추세가 이어질지 아니면 일회성에 그칠지는 다음 분기 확인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키움증권은 우량 PF 위주로 딜을 진행하면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1분기에 신규매입확약 본 PF건이 반영되면서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이 올라갔다”며 “우량자산, 대형건설사 참여건 위주로 투자액이 늘었고 활발하게 셀다운(재매각)을 진행하면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