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보험업계 ‘억 소리’ 연봉… 은행 앞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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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메리츠화재·현대해상·교보생명 등도 억대 연봉 지급
삼성생명 연봉 증가율 1위… 현대해상은 홀로 연봉 하락
삼성화재 평균 1억4394만 원… 1억2000만 원 은행 톱 KB 추월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1 11:52:55

▲ 삼성화재 등 일부 보험사의 평균 연봉이 은행권을 뛰어 넘었다. 연합뉴스

최근 몇 년 동안 보험사들이 급격한 실적 상승으로 임직원의 급여 또한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삼성화재 등 일부 보험사의 평균 연봉이 은행권을 뛰어 넘었다. 금융 당국이 보험사의 과도한 성과급 지급을 주의하라는 의견을 전달했으나 큰 영향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주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로부터 제출받은 급여 현환 자료를 발표했다. 삼성화재의 2023년 평균 연봉은 1억4394만 원으로 주요 보험사 중 가장 많았으며 은행권 평균 연봉 1위였던 KB국민은행(1억2000만 원)보다 높았다.

삼성화재 외에도 삼성생명과 메리츠화재가 각각 평균 연봉 1억3500만 원과 1억2800만 원으로 은행권 연봉을 앞질렀다.

현대해상과 교보생명은 각각 평균연봉 1억199만 원과 1억447억 원으로 평균 연봉 1억 원을 넘겼으며 한호생명(9223만 원)과 DB손해보험(8935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로 살펴보면 삼성생명이 12.5% 증가해 가장 높으며 △DB손해보험(6.2%) △교보생명(5.9%) △삼성화재(5.8%) △한화생명(3.8%) 등이 뒤를 이었다. 주요 보험사 중 평균 연봉이 감소한 기업은 전년 대비 6.2% 하락한 현대해상 뿐이었다.

보험사들의 연봉 인상 요인으로 새로운 회계 제도인 IFRS17 제도 도입 이후 보험사들의 역대급 실적 상승이 거론된다. 삼성화재는 2023년 영업이익 2조3572억 원을 기록해 2022년(2조446억 원) 대비 15% 상승했으며 2021년 영업이익 1조5068억 원과 비교하면 56% 상승했다.

삼성생명 역시 2023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2조39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9.9% 상승했다. 2021년 영업이익 1조7010억 원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DB손해보험의 경우 2023년 영업이익 2조2349억 원으로 2022년(2조7260억 원)과 비교하면 감소했으나 2021년(1조1084억 원)과 비교 하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연봉이 하락한 현대해상의 경우 2021년 영업이익 6403억 원에서 2022년 1조7919억 원으로 크게 뛰었으나 2023년에는 영업이익이 7882억 원으로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1월16일 열린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와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IFRS17 도입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아직 큰 만큼 과도한 성과급이나 배당에 유의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은 2023년 초에도 보험사에 비슷한 내용을 전달했다. 그러나 실적 상승에 따른 직원들의 기대감이 컸던 만큼 금융감독원이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왔고 메리츠 화재가 연봉의 60%를 성과급으로 책정하고 삼성화재 또한 47%를 책정하는 등 직원 보상을 선택했다.

올해에도 보험사들의 호실적이 이어지고 금감원이 비슷한 내용을 전달하며 보험사들이 금융 당국의 눈치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올해에도 상당수의 보험사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급여를 지불하며 마침내 일부 보험사가 은행권 급여를 뛰어넘게 됐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