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전쟁으로 번지는 ‘건국전쟁’ 신드롬… 좌파 홍위병들 날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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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기리며 ‘건국전쟁’ 리뷰한 나얼 ‘악플세례’에 댓글창 ‘폐쇄’
“좌파 성격 영화에 ‘좋아요’ 이승만 영화에 ‘리뷰자들 색출 후 사냥’”
보수 결집에 좌편향 인사들 “이승만 학살자” 역공 움직임 ‘포착’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14 18:52:00

▲ 12일 가수 나얼이 영화 ‘건국전쟁’의 포스터와 함께 성경 구절을 개인 SNS에 공유했다가 좌파편향 온라인커뮤니티에서 악플 세례를 받고 댓글창을 폐쇄하는 등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나얼 인스타그램

이승만 건국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 포스터를 게재한 가수 나얼이 야권 지지자들로부터 ‘정치 편향’ 공격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보수 우파 성향의 네티즌들은 ‘전체주의 홍위병의 등장’이라며 문화전쟁의 서막이 올랐다고 평가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4일 우파 유튜버 그라운드씨(GROUND C)는 이 같은 주장이 담긴 영상을 올린 후 “나얼 리뷰 이후 좌익 세계관을 대변하는 영화 ‘남산의 부장들’ ‘길 위의 김대중’ ‘노무현입니다’ 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며 ‘최고의 영화’라고 찬양하던 이들이 나얼을 ‘수구세력’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 등 정치권도 이번 논란과 함께 움직이면서 여권 정치인들이 영화를 보고 인증한 것 자체를 비판하고 있다”며 “좌파 영화가 나올 때마다 홍위병과 같은 이들이 영화보고 인증하고 하트를 쏘더니 우리 보수에서 다큐 영화가 하나 나오고 나얼 같은 영향력 있는 가수가 찬사를 보내니 비판 공세에 나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나얼은 12일 인스타그램에 ‘건국전쟁’ 포스터 사진과 성경 사진을 함께 올린 후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그 안에 굳게 서고 다시는 속박의 멍에를 메지 말라”는 성경 구절을 적었다. 해당 게시물이 올라오자 복수의 야권지지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나얼 2찍(보수 지지자) 인증이네요’라는 글이 올랐다. 이 건국 대통령을 향해서는 “학살자”로 매도하거나 “대국민 학살자를 옹호하다니…” “X독교까지 찬양했다” “연예인이면 중립을 지켜라” 등의 모욕성 댓글이 수백 개 달렸다. 결국 나얼은 인스타그램 댓글창을 폐쇄했으나 복수의 커뮤니티는 그의 게시물을 캡처한 뒤 악플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라운드씨는 이 같은 사태를 ‘문화전쟁’으로 평가했다. 앞서도 ‘좌파 인사’로 알려진 감독들이 연출한 블록버스터 영화가 스크린을 독과점한다거나 세금으로 치르는 영화제에 소수 진보 영화계 인사가 조직을 사유화해 ‘그들만의 잔치’를 한다는 평가가 분분했다. 이에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자주 지적됐던 ‘좌편향 영화계’와 이를 지지하는 세력이 정체를 드러낸 것이라는 혹평을 내놨다.

▲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한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건국전쟁'을 직격하자 해당 영화를 연출한 김덕영 감독이 13일 직접 장문의 페이스북 반박 글을 남겨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김덕영 감독 페이스북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도 ‘건국전쟁’을 둘러싼 문화 2파전에 휘말렸다. 그가 최근 한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이 대통령을 ‘건국 대통령’으로 명명한 ‘건국 전쟁’에 쓴소리를 쏟아낸 게 도화선이 됐다. 진 교수는 영화에 대해 ‘3.15 부정선거에 근거한 4.19 헌법정신을 위배’했다거나 ‘이 대통령이 건국 대통령이 된 건 역사 수정주의’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영화를 직접 연출 및 감독한 김덕영 감독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무척 강도 높은 비난에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4·19 혁명을 촉발한 3.15 부정선거와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는 걸 객관적 자료로 증명했고 △‘역사 수정주의’는 아직도 학계에서 논쟁이 분분해 규정하기 어려우며 △70년간 우리 사회에 팽배했던 이승만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한 때라고 반박했다.

그는 “다큐 영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늘 자료와 싸움을 했다”며 “충분한 자료와 기록 필름들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영화를 세상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이 연출한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에 대해서는 왜 동일 잣대의 비판을 하지 않느냐고 되물은 김 감독은 “왜 ‘이승만’은 안 되는 것이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한편 전날 기준 누적 관객 수 38만여 명을 기록한 ‘건국전쟁’은 관람 인증 릴레이가 이어지며 보수 결집 신호탄 역할을 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증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