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논란 풀긴 풀어야”… 원희룡까지 용산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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元 “野 갈라치기 선동 끌려갈 이유 없지만 국민들 납득시켜야”
서천에서 尹대통령 만난 韓 “김경율 퇴진 논의된 바 없다” 단호
용산 사과 땐 與 총선 출구 열리지만 김 여사 비판 여론 ‘부메랑’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1-24 18:58:31

▲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인천 계양구 카리스 호텔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당정 충돌이 수뇌부의 충남 서천특화시장 회동으로 수습 국면이다. 다만 ‘영부인 사과’ 요구로 갈등을 촉발시킨 김경율 비대위원 사퇴는 요원해 보인다. 설상가상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국민 설득’을 요구해 대통령실이 당혹스러움에 휩싸인 분위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국회에서 김 비대위원 사퇴가 당정 갈등 출구전략이 될 수 있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런 얘기 들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 입장 표명 필요하다 보는가’ 묻자 “제 생각은 충분히 말씀드렸다. 지금까지 말씀드려온 것에 대해 더 말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함정몰카’이며 처음부터 계획된 건 맞다”면서도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이 걱정할만한 부분이 있었다.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고 말해 입장 선회가 읽히기도 했다.

한 위원장의 김 비대위원 지지는 견지되고 있다. 대통령실·친윤계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김 비대위원 역시 23일 언론에 “사퇴할 뜻이 없다”며 김 여사 관련 입장도 “그대로”임을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천 계양을) 자객출마에 나서는 원 전 장관 또한 당정이 국민 설득에 나서야 한다면서도 김 비대의원 생각에 동조한 견해를 보였다.

원 전 장관은 24일 언론에 “민주당의 갈라치기 선동 드라이브에 끌려갈 이유가 없지만 (논란을) 풀긴 풀어야 한다”며 “정확한 사실관계에 대해 의견 일치를 만들어가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가급적 빨리”라고 말했다.

당정은 명품 파우치(지갑) 수수에 대해 ‘몰카범죄·함정취재’라며 비판할 뿐 그것이 어디 어떤 상태로 있는지 등과 관련해선 함구해 왔다. 김 비대위원의 영부인 사과 요구 직후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 사퇴를 종용함에 따라 당정 관계는 벼랑 끝에 내몰린 바 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23일 화재가 발생한 서천특화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전격 회동함에 따라 갈등은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 하지만 한 위원장이 여전히 김 비대위원 정리를 거부하고 원 전 장관마저 사실상 ‘반기’를 듦에 따라 대통령실 고심은 커질 전망이다.

그간 ‘침묵 전략’이 대통령실 기본 대응이었다. 김 여사 잠행 등을 ‘자숙’의 뜻으로 봐달라는 암묵적 요청이기도 했다. 그러나 두 전직 장관 요구대로 침묵을 깬다면 국민의힘은 총선 출구 마련의 기반이 생기는 반면 김 여사 비판 여론은 한층 고조될 여지가 있다. 여론을 바탕으로 김 여사 특검이 탄력 받을 경우 윤 대통령 레임덕(권력 누수)은 불가피하다.

서울 경합지에서 출마 준비 중인 한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김 여사 입장 표명 여론이 높다. (김 여사) 개인 리스크 때문에 선거까지 망칠 순 없지 않냐”고 말했다.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21~22일 전국 성인 1000명 대상으로 진행해 24일 공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김 여사 입장 표명) 필요하다’ 응답이 69%로 집계됐다(‘필요하지 않다’ 24%).

반면 영남 출마를 선언한 다른 예비후보는 “입장표명 등으로 김 여사 리스크가 커질수록 당도 함께 침몰할 수밖에 없다”며 침묵전략을 옹호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웅 의원 얘기처럼 일종의 절충안도 제시된다. “불쌍하게 보이는 거 외엔 방법이 없다. 김 여사가 사저로 가거나 외국으로 나가는 등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