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기의 시사&이슈] 올바른 사상은 민생 살리기의 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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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자 사상에 국가 발전도 좌우돼
사상만큼 중요한 민생 전략은 없어

최재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1-16 06:31:40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 제3권 제7장에서 정치체제나 정부를 주권자의 수에 따라 군주정·귀족정·혼합정(politeia)으로 분류하고, 그 각각이 타락하면 참주정·과두정·민주정이 된다고 했다. 그리고 약 2000년 동안 이 분류법은 당연한 진리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경험주의 근대 계몽사상가 데이비드 흄은 이 분류법을 비판했다. 현실의 정치체제를 주권자나 인민의 수에 따라 분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나 정치체제는 언제나 소수가 다수를 통치하는(governing)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치가 이루어지는 구체적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란 소수가 다수를 통치하는 것이지 다수가 소수를 통치하는 것이 될 수 없다. 다수가 소수를 통치한다고 내세우는 체제는 기실 국가 권력으로 소수자를 차별·집단 괴롭힘·강요·숙청 하는 체제이다. 사회주의 혁명으로 다수의 프롤레타리아가 소수의 부르주아를 통치한다는 마르크스의 프롤레타리아 독재론은 정치체제 이론이 아니라 대중의 시기심을 선동하여 정치권력을 쉽게 탈취하려는 공산당의 사기 술책일 뿐이다. 공산주의 국가들도 소수의 당원들이 다수의 인민들을 통치한다.

문명은 특정한 세계관의 산물이다. 우리가 수천 년의 민족사를 자랑하지만 봉건시대 백성들은 독자성을 부정당하는 신분 질서에 얽매여 살아야 했고, 특히 이씨 조선의 신분 질서가 가혹했다. 신분에 예속된 백성이 아니라 평등한 인간으로서 자유와 권리를 보장받게 된 것은 75년 전 대한민국을 건국하면서부터다. 지금의 문명적 성취는 개인주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민주공화국을 성공시켰기 때문에 우리 국민이 누리게 된 호사다.

루트비히 폰 미제스는 자신의 저서 ‘과학 이론과 역사학’ 제16장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직 소수의 사람들만이 새로운 사상을 생각해 낼 능력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정치적 사상은 사회에 받아들여졌을 때만 작동할 수 있기에 선구자들의 혁신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스스로 새로운 사고방식을 발전시킬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이 추종자 및 간섭주의자 대중이 그들에게 부여된 힘을 지혜롭게 사용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지도자는 자신의 사상이나 권위로 일정한 추종자를 이끌고 있는 사람이다. 그 지도자가 내세우는 사상이 널리 유익한 것일 수도 있고, 특정 세력에게만 유익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손해를 끼치는 것일 수도 있다. 심지어 속으로는 인민을 착취하는 전체주의 사상을 추구하면서 겉으로는 그것이 널리 유익한 사상인 듯 대중을 속여 추종자를 만드는 지도자도 있다.

선구자의 사상의 성공 여부는 추종자 대중이 그 사상과 지식을 내세우는 지도자를 선택하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고, 국가의 발전도 그것에 좌우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독립한 제3세계의 100개 넘는 나라 중 대한민국만 선진국 진입에 성공한 것은 국민이 자유주의공화정과 시장경제 체제의 사상을 가진 지도자를 선택하여 민주공화국을 건국하고 공산전체주의 연합 세력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켜 냈기 때문이다. 이후 경제발전의 공로는 외면한 채 군사독재정권이라는 공산당 세력의 선전 술책을 이겨 내고, 유능하고 청렴한 지도자를 선택하고 산업화에 성공하여 민주공화국을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지금은 8번째 민주화 정권이 국가를 경영하고 있지만 그동안 국민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갈수록 떨어져 왔고, 공직자의 부패는 국민을 좌절시키고 있다. 그간의 정권들이 민주화 정권들이었는지는 몰라도 그 지도 세력들은 무능하고 부패했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국가를 매개로 국민 세금에 기생하며 이득을 빨아먹는 자들이 너무 많다. 5·18유공자나 근거 없는 독립유공자 등 국민 세금 뜯어먹는 자들이 많은데도 법원은 그 명단이나 공적조서 공개조차 거부한다. 공무원과 공공부문 종사자가 너무 많고 경제에 미치는 권력이 너무 크다. 혁신적 사업에 투자하여 이윤이 나더라도 여차하면 이재명식 횡재세(windfall tax)를 적용받아 뺏길까 봐 투자하기 두렵다. 지금은 정유와 은행만 거론하지만 시기심 선동으로 권력만 쥐면 언제 다른 부문으로 확대할지 어찌 아는가. 공무원·교사 등의 연금 부족액은 더 어려운 국민이 낸 세금으로 보상해 준다. 가히 상것들은 세금이나 내고 그 용처는 알 필요 없다는 봉건 전제왕정 사상이 활개친다. 민생경제가 망할 수밖에 없다.

직선제 이후 아무도 민주공화국의 올바른 정치사상 정립 운동을 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앞장서서 민주공화국 사상 정립 운동을 펼치자 뭐가 찔리는지 자칭 보수 신문들도 대통령은 ‘공산전체주의’ 같은 이념 이야기 그만하고 민생에 치중해야 한다고 난리다. 그러나 민생과 사상은 별개가 아니다. 국민경제의 발목을 잡는 지대 추구 세력은 주사파나 기회주의 세력이고 봉건질서 희구 세력이다. 시장경제를 정상화하는 사상만큼 중요한 민생 전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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