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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오션스일레븐과 후속 시리즈의 주 배경이 됐던 라스베이거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카지노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라스베이거스 내 카지노그룹 등은 세계로 그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며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카지노매출을 기록하는 곳은 마카오다. 당초 이들 기업들은 마카오 대신 우리나라에 투자하려 했다. 우리나라의 지리적 이점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당국이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사진은 Harrah's 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 중 한 곳인 미국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에 위치한 Caesars Palace 카지노ⓒ스카이데일리
2001년 개봉한 영화 ‘오션스 일레븐’은 지난 1960년 제작된 루이 마일스톤 감독의 동명 작품을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제작 초기부터 할리우드를 비롯한 전 세계적 관심을 받았다.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줄리아 로버츠, 맷 데이먼, 앤디 가르시아 등 당시 톱스타들이 무더기로 캐스팅됐기 때문이다.
영화가 개봉되자 평단의 반응은 갈렸다. 제대로 된 플롯이 갖춰져 있지 못한 상태에서 유명 배우들만 전면에 내세웠다는 부정적 견해와 범죄 코미디란 장르에 충실했다는 긍정적 평가로 나뉜 것이다. 그러나 오션스 일레븐은 수작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대체적으로 실망스러웠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호화 캐스팅이라는 확실한 흥행 보증수표와 라스베이거스를 무대로 한 화려한 연출에 힘입어 영화는 큰 인기를 누렸고 ‘오션스 트웰브’와 ‘오션스 13’ 등의 속편 제작을 이끌어냈다.
영화의 줄거리는 주인공 오션(조지 클루니)이 각 방면의 전문가들을 모아 최첨단 방범시스템을 갖춘 카지노 금고를 턴다는 내용이다. 이들은 유명 복서들의 빅매치가 열리는 날을 거사일로 잡아 ‘아무도 뚫지 못 한다’는 금고에 잠입해 무려 1억5000만 달러라는 현금을 가로채는데 성공한다.
▲ 왼쪽부터 영화 오션스일레븐, 오션스트웰브, 오션스13 포스터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라스베이거스 카지노그룹, 미래 먹거리 아시아 공략
영화 속 주된 배경이 된 곳은 라스베이거스의 스트립 지역이다. 스트립 지역은 라스베이거스 메인 도로에서 남쪽으로 난 6.1km의 거리를 일컫는다. 이곳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호텔과 카지노, 리조트 등이 밀집해 있다.
미국에서는 1988년 이후 다수의 주가 세수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사행산업을 합법화하면서 카지노가 미국 전역에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라스베이거스는 미국 카지노 산업의 본산으로 불린다. 1931년 가장 먼저 합법화된 도시이기 때문이다. 스트립 지역은 타 지역에서 카지노 영업이 시작되자 라스베이거스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발전하게 된 곳이다.
현재 미국 내 카지노가 합법화 된 주는 총 23개주이며 이중 가장 큰 카지노 산업 규모를 자랑하는 주는 역시 라스베이거스가 위치한 네바다주다. 미국 게이밍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네바다주의 카지노산업은 531억달러의 경제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 263개의 카지노가 집중된 네바다주는 카지노 관련 고용인원만 42만5044명이었으며 79억달러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었다.
라스베이거스 내 카지노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이곳에 위치한 대형 카지노업체들은 2000년대 초반 인수·합병 등을 통해 세를 키웠다. 이로 인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는 MGM·MIRAGE와 헤리스엔터테인먼트 중심으로 재편된 상태다. 이들 두 업체는 라스베이거스 내 30%에 달하는 카지노를 보유하고 있다.
▲ 자료: American Gaming Association ⓒ스카이데일리
라스베이거스 내 세력이 재편되자 이들 대형 카지노 그룹은 미국 내 다른 주는 물론 해외로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들이 세를 확대하면서 가장 큰 관심을 가진 지역은 아시아였다.
특히 한·중·일과 동남아시아에는 전 세계 인구의 2/3가 집중돼있는데다가 경제발전으로 중산층 이상 인구의 비중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카지노 산업이 발달할 수 있는 뛰어난 인프라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2000년대 중반 들어 이 같은 움직임은 가속화됐다. 당시 미국 내 카지노그룹 등의 주 진출무대는 마카오였다. 당시 북경올림픽을 앞둔 중국정부가 카지노 산업의 규모를 성장시키기 시작했고 이에 마카오에도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지게 된 것이었다.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투자 유치에 성공한 마카오는 세계 최대 복합리조트 도시로 성장했다. 지난 2008년 라스베이거스의 매출액을 뛰어 넘은 이후 꾸준히 성장해 지난 2013년 48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액을 기록하며 라스베이거스의 7배를 넘는 규모를 자랑하게 됐다.
중국 내 카지노시장이 점차 확대되자 자국의 관광수지 악화를 걱정한 싱가포르와 태국 등은 앞 다퉈 카지노 도입을 추진했다. 이에 라스베이거스도 아시아 시장에 발을 들인 상태다.
▲ 자료: 신한금융투자 등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카지노업계, 마카오보다 한국에 더 큰 점수
비슷한 시기 우리나라 정부도 카지노 정책을 수정했다. 2004년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한 독점을 해소시킨 것이다. 당초 서울과 부산 지역의 카지노는 파라다이스그룹이 독점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왔다.
‘라스베이거스 큰손’들은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면서 당초 마카오보다 우리나라 영종도에 더 큰 점수를 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허브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해있으며 인구 천만이 넘는 ‘메갈로 폴리탄’ 서울과 인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평가가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들 큰손들이 내국인 출입을 투자의 제1조건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내국인의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 강원도 정선의 ‘강원랜드’로만 제한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7위 규모의 카지노 산업국이다. 서울, 부산, 인천 등 전국적으로 총 17개 카지노가 영업 중이며 이 중 내국인의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는 강원랜드가 유일하다. 강원랜드는 지난 1995년 제정된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내국인의 출입이 보장됐으며 오는 2025년까지 독점권이 보장돼 있다.
최근 샌즈그룹이 내국인 출입을 조건으로 부산 신항만 인근에 매머드급 복합 리조트를 건립하겠다는 투자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정부에 규제완화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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