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더불어민주당은 ‘원전 관련 입법’ 협조하라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사설

원자력발전소 신한울 3·4호기 건설안 허가
거대 야당은 정부의 원전 정책에 호응해야
국회는 ‘고준위 특별법’ 등 제정 서두르길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20 00:02:01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최근 경북 울진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 원자로 건설을 허가하면서 국내 원전 생태계의 복원 작업에 본격 시동이 걸리게 됐다. 이번에 국내 원자력발전 건설 허가가 난 것은 한국수력원자력이 2016년 건설 허가를 신청한 지 8년 만이고 2016년 6월 새울 3·4호기(당시 신고리 5·6호기) 건설 이후 8년 3개월 만이다.

지금부터라도 문재인정부의 감상적이고 근거 없는 탈원전 이념의 희생양이 되었던 원전 생태계의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기 위해 전력 질주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탈원전 이념에 사로잡혀 있는 거대 야당이 관련 입법의 발목을 잡고 있어 앞으로 나아기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국내 원전 건설 추진 작업은 해외 원전 건설 수주의 배경으로 중요한 그림이 될 수밖에 없다. 마침 윤석열 대통령은 신규 원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선정한 체코를 방문 중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체코 방문 목적 중 하나가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수주가 원활히 확정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의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체코 원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던 것은 아랍에미리트(UAE) 등 성공적인 해외 원전 건설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국내 원전 건설 기술이 높이 평가된 것이 주된 원인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우리는 최소 5년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고 이 점은 대외적으로도 우리의 약점이 됐다. 탈원전을 고수하는 국가의 원전을 수입하려는 나라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탈원전 폐기를 선언한 윤석열정부의 결단으로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이 재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신한울 원전은 건설에만 8·9년 걸릴 것으로 예상되어 완공 시기는 2032~2033년으로 추정된다. 그때까지는 여전히 발전 원가가 높은 화력발전 등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현재 세계의 에너지는 원전이 대세다. 과거 탈원전을 고수하던 유럽 국가들도 이미 원전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근거 없는 정보로 탈원전 정책을 내세웠던 문 정부의 오판이 아니었다면 세계 원전에서 우리의 위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자리를 확보하고 있었을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세계가 원전에 ‘올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에서 막대한 에너지 수요가 예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AI 데이터센터는 AI모델 성능을 최대한으로 구현하기 위해 24시간 쉬지 않고 센터를 가동하는 구조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 따르면 초거대 AI모델인 ‘GPT-3’의 훈련에는 약 1287MWh의 전력이 소모된다. 이를 태양광 발전소로 환산하면 축구장 1.5개 넓이 발전소 1300개에서 생산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고 한다. 게다가 앞으로 AI기술의 일상화가 가속화되면 소비 전력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친환경 에너지로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얘기다.

우리의 원전 건설 기술은 해외 여러 나라에 수출할 정도로 세계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원전을 현실적으로 활용하는 데 필요한 입법 처리가 지연되고 있어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맷돌을 돌려야하는데 손잡이(어처구니)가 없어서 황당한 상황과 다름없다.

국회는 당장 원전업계의 숙원 과제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 또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끌어오는 송전선 건설을 위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처리도 시급하다. 야당에 의해 삭감 처리된 원전 관련 예산 복귀도 서둘러야 한다. 여야 정치권은 정쟁을 버리고 국익과 민생을 최우선 가치로 받들어야 할 때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