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전략硏 “북·러 상호방위조약 체결 가능성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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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 파장 고려… “쉽지 않아”
北 ‘자동 군사개입’ 요청 전망

곽수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6 13:34:37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이 14일 정례브리핑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통일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북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만나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국제 정세 파장 등을 고려해 ‘자동 군사개입 조항’을 포함한 상호방위조약 체결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16일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은 ‘푸틴 방북의 의미 및 전략적 고려사항’이라는 제목의 이슈 브리프(김성배 안보전략연구실, 김종원 북한연구실, 장세호 지역전략연구실)에서 이같이 예상했다.

보고서는 “러시아는 한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중국과는 ‘신시대 전면적·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북한과도 이에 준하는 양자관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는 전통적 우호 관계의 정치적 의미와 상징성을 확보하면서도 현대 국제관계로의 재정립이라는 구색을 갖출 수 있는 실익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어 양국 간 상호방위조약 체결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2000년 2월에 새로 체결한 북·러 간 ‘친선, 선린 및 협력에 관한 조약’에 따르면 ‘쌍방 중 한 곳의 침략 위기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상황 발생 시 협의와 협력이 불가피할 경우 즉각 접촉한다’는 규정이 포함되어 있다. 북한은 이번에 ‘즉각 접촉’보다 더 강한 ‘자동 군사개입’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그러나 “러시아가 북한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함으로 동북아와 국제 정세에 불러올 파장을 고려하면 그럴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최근 한국에 대한 우호적 발언을 한 것을 보면 한·러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러시아가 군사협력을 그 정도 수준으로 격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위반 수위 경계를 넘나들며 실질적 협력의 로드맵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의 군수물자 지원의 대가로 농업·임업·수산업·광업 등 경제 분야와 관광·문화·체육·의료 등 다방면에 걸친 포괄적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 논의가 예상된다. 아울러 북한 노동자 파견이나 북한 에너지 공급 등에 대한 협력 방안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북한이 지난달 발사에 실패한 정찰위성 관련 기술 지원을 비롯해 핵미사일 관련 기술· 원자력 발전 관련 기술·잠수함 운용 기술 등 첨단 군사과학 기술 이전도 러시아에 요구할 것으로 보고서는 거론했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는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대해 “예단하지 않고 동향을 지켜보겠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 방북설과 관련 “러시아와 북한이 밝힐 사안”이라면서도 “러시아와 북한 간 논의할 의제에 대해서는 예단하지 않고 관계기관과 예의 주시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러 간 교류협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협력을 준수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를 향해 “국제사회가 최근 러시아와 북한 간의 다양한 협력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는 만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곽수연 기자 sykwa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