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쌓이고 공장 늘리고… 전력기기 3사, 호황에 투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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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일렉, 1분기 수주 잔고 6.5조 원… 청주 공장 증설해 CAPA 확대
효성중공업, 1000억 원 투자해 생산 공장 투자 확대… 생산능력 1.4배↑
LS일렉 “부산공장 생산능력 2배 올린다”… 수주 잔고도 다시 2조 원대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13 12:25:45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 전 세계적으로 전력기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호황기를 맞은 국내 전력기기 3사(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가 투자를 확대하고 나섰다. 올해 1분기 실적이 크게 나아졌고, 일감도 쌓아둔 만큼 투자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의 연결 기준 수주 잔고는 1분기 말 기준 6조4973억 원이다. 2년치 이상의 일감이 쌓여 있는 셈이다.

전력기기 업계는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 주기가 다가옴에 따라 고용량 전력망·전력 인프라 등에 힘입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의 호황기를 맞았다. 이에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 잔고도 전년 동기 대비 66%가량 늘었다.

이에 HD현대일렉트릭은 생산능력 확대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2월부터 충북 청주에 대규모 중저압차단기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중저압차단기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2025년 10월까지 청주센트럴밸리 일반산업단지 내 8만5420㎡ 규모의 부지에 1173억 원을 투자해 중저압차단기 제조 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이 증설을 통해 HD현대일렉트릭의 생산 능력은 2030년 기준 약 1300만 대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HD현대일렉트릭의 생산 능력은 현재의 약 두 배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울산과 미국 앨라배마에 위치한 변압기 공장도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CAPA)을 약 20%가량 확대할 계획이다. HD현대일렉트릭에 따르면 울산과 앨라배마 공장에 각각 272억 원·180억 원을 투자한다.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도 공장 증설에 나선다. 효성중공업은 1000억 원을 투자에 미국 멤피스와 경남 창원 초고압변압기 공장의 동시 증설에 나선다.

12일 효성중공업에 따르면 이번 투자로 전체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이 1.4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신재생 발전 수요 증가와 전력 사용량이 높은 AI 인기가 부상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전력망 인프라 수요가 늘어 이같은 증설에 나서는 것이다.

수주 잔고도 올해 1분기 기준 4조1186억 원에 달한다. 2022년 말부터 효성중공업의 수주 잔고는 크게 늘었다. 2022년 말 기준 효성중공업의 수주 잔고는 3조3273억 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44% 급증한 것이다.

LS일렉트릭도 초고압 전력기기 핵심 생산기지인 부산공장의 생산능력을 2배로 높이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내년 9월까지 공장 증설에 총 803억 원을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부산사업장 초고압 생산동 옆 1만3223㎡ 규모의 유휴부지에 공장을 신축하고, 진공건조로(VPD) 2기를 동시에 증설할 계획이다.

LS일렉트릭의 수주 잔고도 견고하다. 지난해 1분기 LS일렉트릭의 전력기기 수주 잔고는 지난해 1분기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섰지만, 지난해 말 1조 9300억 원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올해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는 2조5866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수주 잔고가 이들 전력기기 업계의 실적에도 대거 반영되면서 실적도 크게 좋아지는 모양새다. HD현대일렉트릭의 경우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28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8.2% 늘었다.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의 영업이익은 각각 298%·15% 상승해 562억 원·937억 원을 기록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