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기 여전히 부진… 13개월째 ‘잿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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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BSI 조사… 4월 경기 전망 98.6으로 부진
채산성·투자·자금사정 등 모든 부문에서 암울 전망
제조업·비제조업 동반 부진… 섬유 업종 BSI 최악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6 11:45:02

기업들이 전망한 내달 경기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측됐으나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개선세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기업심리가 개선됐지만 기업 채산성·투자 등 모든 부문에서 19개월째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6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내달 BSI 전망치는 98.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내달 경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본 기업이 많음을 의미한다.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함을 의미하며 정확히 기준선에 걸치는 경우 이전과 비슷한 경기 전망을 의미한다.

한경협은 내달 BSI 전망치가 지수값 자체는 2022년 5월(97.2)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았지만 여전히 기준선을 밑돌았다고 분석했다. BSI는 지난해 4월부터 13개월째 기준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조사 부문별로 보면 모든 부문에서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부문별 BSI를 구체적으로 보면 △채산성 93.0 △투자 94.3 △자금사정 94.9 △내수 97 △고용 98.6 △수출 98.9 △재고 105.1 등으로 나타났다. 전 부문 부진은 2022년 10월부터 19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재고 부문은 기준선을 넘으면 재고가 과잉됨을 의미해 부정적인 전망으로 본다.

업종별로 보면 4월 제조업 전망 BSI는 98.4였고 비제조업 4월 BSI 전망치도 98.9로 동반 부진했다. 지난달 전망 조사에서 이달 제조업 BSI가 100.5로 2년 만에 기준선을 넘겨 긍정적인 전망이 제시됐지만 한 달 만에 기준선 아래로 추락했다. 비제조업BSI는 전월(93.5) 대비 5.4p 상승했다.

제조업 중 10개 세부 업종으로 나눠 보면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20) △석유정제 및 화학(109.4) △식음료 및 담배(105.9) 등 3개 업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모든 업종이 전월과 비슷하거나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 업종 BSI가 전월 대비 21.4p 내린 64.3을 기록해 가장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조사됐다.

비제조업 세부 7개 업종을 △여가·숙박 및 외식(121.4) △전문·과학기술·사업지원서비스(107.1) △도·소매(101.9) 등 업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4개 업종은 업황 부진이 전망됐다.

특히 에너지공기업의 적자가 크게 쌓여 있는 만큼 전기·가스·수도 업종에서 BSI가 82.4를 기록하며 가장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심리가 여전히 부진하지만 수출 개선·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심리는 점차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심리의 확실한 반등을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법·제도 개선 등 경쟁력 확충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