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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춘삼월의 따스한 봄날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동토의 땅 북한은 여전히 한겨울을 지나고 있다. 북·중 국경에서 북한 마을을 바라보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저 추운 곳에서 어떻게 생활할까 하는 것이다.
백두산 인근에 있는 양강도 혜산시 혜탄동은 이름 그대로 석탄이 많이 나는 지역이다. 마을 한 편에 큰 석탄공장이 우뚝 서 있고 개울가로는 시커먼 물이 연신 흘러든다. 마침 마을 어귀에서 무엇인가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카메라 줌을 당겨서 보니 다름 아닌 연탄을 만들고 있었다.
인근의 석탄공장에서 가져온 석탄가루를 일일이 작은 틀에 넣어 찍으면 연탄 한 장이 완성되는 방식이다. 그나마 석탄가루를 구할 수 있으면 다행이랄까? 종일 작업한 연탄이 담벼락 앞에 가득 널렸다. 햇볕에 말려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된 작업은 몇 시간째 계속 이어진다. 잠시 연장을 놓고 모여 앉아 옥수수를 먹는다. 압록강 칼바람을 견뎌 낼 따스한 온기가 아랫목에 지펴질는지. 자력갱생·자급자족이라는 말 앞에 북한 주민의 시름이 더욱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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