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감찰 앞두고 자진탈당한 김남국에 與 “방탄용 탈당쇼” 십자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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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김남국, 꼬리자르기 탈당… 대놓고 국민 우롱”
“송영길·윤관석·이성만 이어 金… 탈당이 ‘만능 치트키’”
‘김남국 잠시 탈당’… “곧 복당한다는 소리”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14 16:13:10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 의원은 자진 탈당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60억 원어치 가상화폐 거래 의혹과 이해충돌 입법 시비에 휘말린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을 잠시 떠나겠다”며 14일 탈당을 선언하자, 여당 지도부에서는 ‘방탄용 탈당쇼’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탈당을 선언했다. 탈당 선언은 ‘위믹스’ 코인을 최고 60억 원어치 보유했었다는 언론 보도로 논란이 확산한 후 9일 만에 이뤄졌다. 그는 “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께 너무나 송구하다”며 “더 이상 당과 당원 여러분께 부담을 드리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해 저는 오늘 사랑하는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중요한 시기에 당에 그 어떤 피해도 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앞으로 무소속 의원으로서 부당한 정치 공세에 끝까지 맞서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2020년 연고 없는 저를 받아주시고 응원해주셨던 지역위원회 가족 여러분께 마음의 큰 빚을 지게 됐다”며 “민주당을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당원들께도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셨는데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너무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일주일 허위사실에 기반한 언론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법적 책임을 철저히 묻고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 지도부의 이목은 ‘잠시만 떠나겠다’는 대목에 집중됐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남국 의원 ’탈당한다‘가 ’곧 복당한다‘로 들리는 이유는 민주당 탈당이 ‘복당 예고편’이나 다름 없는 전례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라며 “진정성 없는 일시적 도피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스스로도 ‘잠시 떠난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박 의장은 “청년들을 두 번 울린다. 위선에 한번 울고, 몰염치에 두번 운다”며 “수천억 횡령, 뇌물 혐의 받아도 건재한 (이재명) 현직 당대표. ‘쩐당대회’에서 돈봉투가 휘날려도 탈당쇼로 버티는 (송영길) 전직 당대표. 코인투자 쓰나미가 몰려와도 ‘잠시 탈당’으로 뭉개는 청년 국회의원”이라고 꼬집었다.

강민국 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 돈봉투 살포 전당대회 의혹의) 송영길 전 대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이어 김 의원까지, 이쯤되면 민주당은 탈당이 면죄부 받는 ’만능 치트키‘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라며 ”오늘 김 의원의 탈당으로 그의 머릿속에 국민이 없단 사실은 더욱 명확해졌다“고 지적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이날 오후) 쇄신 의총으로 의혹을 밝힌다더니 시작도 전에 탈당부터 시킨 것”이라며 “민주당은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늘 이런 식이다. 제기된 의혹에 대한 부끄러움이나 책임지는 자세는 1(하나)도 찾아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국민은 김 의원에게 정당인으로서의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을 따져 묻고 있다”며 “이미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김 의원은 국민을 대표할 자질과 자격이 전혀 없다. 그런데도 도대체 무엇을 더 밝히겠단 건가. 탐욕과 뻔뻔함만 더욱 드러낼 뿐”이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김 의원의 탈당이 꼼수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당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면서 “탈당을 절대로 수락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 의원의 탈당에 대해 지도부가 ’당헌·당규상 막을 방법이 없다‘ 등으로 대응한다면 민심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의 입장문에 추가 의혹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탈당으로 문제를 일단락하려는 모습이 되면 사실상 김 의원이 당의 징계 절차를 무력화시키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꼬리 자르기 식 탈당으로 보일 수 있어 당내에서도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질문에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 자유의사이기 때문"이라며 "진상조사단과 윤리감찰단의 활동도 중단된다고 봐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권 수석대변인은 “여러 가지 해석의 여지는 있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