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Talk] 진화하는 디지털 성범죄 근절책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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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5 00:02:30

디지털 성범죄는 점점 더 조직적이고 교묘하게 사회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텔레그램을 통해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 여성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이를 온라인상에서 유포한 ‘N번방 사건’은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내며 사회적 충격을 안겼다.

이후에도 디지털 성범죄는 다양한 형태로 지속되고 있다. 올해 10월에는 ‘서울대 N번방’ 사건으로 사회적 파장이 컸다. 서울대 졸업생들이 동문 여성들의 얼굴을 합성한 음란물을 제작·유포한 이 사건으로 주범은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최고 지성이 모인 대학에서 지인을 능욕하는 디지털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하며 범죄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자는 주로 10대와 20대의 젊은 층으로 특히 10대 피해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2021년 여성가족부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가 문을 연 2018년부터 2021년 9월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총 1만4070명으로 연도별로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디지털 성범죄의 유형도 다양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불법 촬영물이 주를 이루었지만 최근에는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합성 음란물 제작이 증가하고 있다. 2024년 10월 텔레그램에서 ‘지인능욕방’이란 채널을 운영하며 고교·대학 동창의 딥페이크 합성 영상 700여 개를 만들어 유포한 20대 대학생이 구속되었다.

이러한 디지털 성범죄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사회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3월 여성가족부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추세와 동향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 양상이 지속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처벌 또한 강화 추세를 보이며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디지털 성범죄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통신매체 이용 음란 범죄는 1만605건으로 전년 대비 2배 규모로 늘었다. 전체 성폭력범죄 발생 건수도 4만433건으로 전년보다 25.9% 증가했다.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피해자들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으며 이러한 범죄는 피해자의 삶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디지털 성범죄를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과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우선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법적 처벌을 강화하고 범죄 수익을 철저히 추적하여 환수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또한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전문 기관의 확대와 지원 체계의 강화가 요구된다. 더불어 사회 전반의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예방 교육을 강화해 범죄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범죄 유형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법적·제도적·사회적 노력이 모두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디지털 성범죄의 근절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영호 기자 cyh2@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