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K-컬처밸리 후폭풍에 도 금고 가압류 초유사태 ‘초읽기’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여야 ‘네탓 공방’에 파행·파행·파행… ‘전쟁터’로 돌변 양상
“진실 규명 못할 땐 도지사 사퇴까지 요구” vs “도민 안중 없이 당리당략뿐”

강재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05 16:45:09

▲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김정호 대표의원을 비롯한 지도부 의원들이 5일 기자회견을 갖고 K-컬처밸리를 둘러싼 혼란을 막으려면 도지사가 직접 해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경기도 K-컬처밸리 해약 사태로 경기도정과 경기도의회가 흡사 전쟁터로 돌변해가는 형국이다.

이 사태와 관련해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책임론을 부각시켜온 경기도의회 교섭단체 국민의힘이 불투명한 행정처리와 의사결정 의혹을 풀어줄 행정사무조사 실시 요구에 대해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간의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네탓 공방만 무성하다.

협상결렬과 관련해 경기도의회 양당 교섭단체는 5일 서로에게 책임론을 떠넘기며 ‘네탓 공방’ 모양새여서 제11대 의회 후반기 의정에 모처럼 불던 협치의 훈풍이 싹 가신 채 급전직하 ‘전쟁터’로 돌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김정호 대표의원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 행정사무조사를 둘러싼 양당간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며 “양당이 오랜 시간 협상 타결을 위해 공들였음에도 도청의 미온적인 태도로 인해 결국 협상은 어그러졌다”고 경기도와 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국힘은 “107만 고양시민을 비롯한 경기도민은 도청의 이러한 태도에 분개하며 더 이상의 혼란을 막아내려면 김동연 지사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힘은 또 “김 지사는 2일부터 열린 제377회 임시회 본회의 도정 질문에서 3일 내내 쏟아진 K-컬처밸리 관련 질의에 변명으로 일관했다”면서 “그러더니 정작 협상이 막상 합의에 다다르자 내빼는 치졸한 모습을 보였다”며 맹비난했다.

국민의힘 측은 “김동연 지사 말대로 K-컬처밸리 공영개발설이 단순 의혹이며 가짜뉴스가 맞다면 경기도는 이를 밝히면 될 일”이라면서 “만일 경기도가 사실관계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감사원과의 통화 녹취록 공개까지도 검토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국힘 일각에서는 김동연 지사의 거짓 해명 등 의혹이 확인된다면 지사는 도덕성에 치명타를 안게 돼 도지사 사퇴까지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란 입장을 드러냈다.

이에 반해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대응수위를 조절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같은 날 뒤 이어 “이번 협상 결렬의 최종책임은 명백하게 국민의힘에 있다”며 “도정을 볼모로 당리당락만 일삼고 도민은 안증에도 없는 국민의힘의 행태에 성난 도민의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무리한 K-컬처밸리 관련 행정사무조사 요구에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에 임했으나 국민의힘은 본회의 파행을 무기로 협박하듯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를 했다”며 “그러나 국민의힘은 당리당락에 사로잡혀 협상을 일방적으로 결렬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이후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는 강하게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당이 강대강 맞붙으면서 당초 예정된 경기도 1차 추경안을 비롯한 주요 민생예산 처리가 불투명하게 됐다.

이번 회기에 상정된 추경안에는 △공공의료원 운영 정상화 자금 △경기도 유·초·중·고 급식비 증액분 △청년월세 한시 지원비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비 △경기도 광역 공공버스 운송 비용 △THE 경기패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화폐 할인 보전금 등 도민의 민생을 위해 긴급하게 투여되야 할 예산이 수두룩하다.

뿐만 아니라 K-컬처밸리 토지 매각대금 1524억 원을 제때 반환하지 못하게 되면 ‘도 금고 가압류’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 양당의 분석이다.

한편 국민의힘이 제기한 행정사무조사 자체에는 민주당도 찬성하는 입장으로 선회, 양당 대표단이 전날 늦은 밤까지 협상테이블에 앉았지만 조사 방식과 기간·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 등 구체적인 내용에서 이견을 보이며 결국 의사일정 보이콧이라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강재규 기자 jk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