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전 돌입한 벤츠 차주들… 배상 책임 인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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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부사장 인터뷰 등 증거로 제시
“손해 발생 여부 불명확… 배상 책임 인정되기 어려울 것”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04 13:29:13

벤츠 차주들이 벤츠에 손해 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실제 손해 배상이 인정될 가능성에는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 차주들은 벤츠코리아를 상대로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했다. 벤츠 차주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모여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 차주들은 벤츠가 벤츠 EQE를 비롯한 일부 차량에 CATL 배터리를 탑재했다고 알려 놓고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를 장착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벤츠 차주들은 한국 소비자원 구제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집단 소송 또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주들은 2022년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 부사장이 국내 언론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EQE 모델에 CATL이 공급한 배터리 셀이 탑재된다고 밝힌 점을 근거로 삼았다. 또한 일부 차주는 차량 구매 당시 딜러로부터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제조물책임법 제 3조에 따르면 제조업자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를 입증한 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여기서 결함이란 해당 제조물에 제조상·설계상 ·표시상의 결함이 있거나 그 밖에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이 결여돼 있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벤츠 차주들이 벤츠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다.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모든 차량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사고가 발생한 차량에 파라시스 배터리가 장착됐고 이에 따라 파라시스 배터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사례기 때문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 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배상 책임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피해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혀져야 하는데 화재가 발생해 자동차가 불탔다면 손해가 명확하지만 화재가 발생하지 않은 차주의 경우 이 점이 애매하다”며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면 상당한 파장이 있겠지만 실제로 인정받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외에 크리스토프 부사장의 인터뷰가 목적을 가지고 소비자를 기망하려는 목적이었는지와 벤츠 차주들이 당시 전기차 딜러들이 해당 발언을 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는지 등이 주요 쟁점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벤츠코리아가 CATL 배터리 탑재를 명시적으로 보증했는지 등 사실관계를 확인해 분쟁 해결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