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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가 창립 13주년을 맞아 2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한·독통일포럼’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독일 한스자이델재단·한국평화협력연구원과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학술회의는 ‘격랑의 세계 정세,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최근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 속에서 미·중·러·일 강대국 간의 이해관계와 한국의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김영택 한국평화협력연구원 부원장의 사회로 시작한 개회식은 이번 국제학술회의를 공동주최한 한·독통일포럼의 손기웅 공동대표(한국평화협력연구원 원장)의 개회사와 조정진 스카이데일리 대표이사의 인사말, 그리고 황교안 전 국무총리·이홍기 대한민국예비역장교연합회 회장·송광석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 회장의 축사로 이어졌다.
이어 ‘격랑의 세계정세, 미·중·러·일의 이해관계와 한국의 대응’을 주제로 진행된 제1회의는 손기웅 원장의 사회로 리소데츠 일본 류코쿠대학교 사회학부 교수·서동주 유라시아정책연구원 원장·조윤영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지양롱판 중국 텐진외국어대 국가지역연구원 원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유판덕 한국평화협력연구원 수석부원장의 진행한 제2회의 종합토론은 패널과 모든 참석자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열린 포럼 형식으로 진행됐다.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현재의 세계 정세를 제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높은 격랑(激浪), 즉 ‘거친 파도’를 만난 함선에 비유하며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특히 최강대국과 핵보유국들이 몰려 있는 동북아시아의 정세는 항시 전쟁 발발 위협에 노출돼 있다면서 역내 중국과 미국, 한국과 중국, 중국과 북한, 한국과 일본, 한·미·일 3국과 중국, 중국과 러시아, 한국과 러시아, 그리고 남한과 북한 관계 등을 크로스 체크하며 정세를 분석했다.
특히 한 패널은 “치열하게 경합 중인 미국 대선 직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에 따라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 반면, 다른 패널은 “북한의 7차 핵실험은 중국이 막고 있다”면서 “핵무기 문제에 관한 한 중국은 ‘절대 반대’ 입장을 냉혹하게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중국에선 최근 잇따라 ‘중국과 북한은 동맹이 아니라 정상적 외교관계’, 심지어는 ‘북한이 중국의 적(敵)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황이 안 좋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8월15일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자유·평화·번영의 통일 대한민국’을 목표로 내건 ‘8·15 통일 독트린’(우리 내부의 자유에 대한 가치 확립과 역량을 기반으로, 북한 주민들의 통일 열망 촉진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추동하고,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통해 통일을 달성)에 대해서도 한 패널은 “북한 입장에서는 대한민국이 주도하는 흡수통일론에 가까우니 불쾌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여러 모로 국력이 약화된 북한으로서는 남쪽으로부터의 통일 공세를 막기 위해 기를 쓰고 ‘통일 포기’ 선언 등을 하고,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 같은 통일 관련 구조물을 철거하고 있지만 통일(공산화) 자체를 포기한 건 아니다”고 분석했다.
‘한·독통일포럼’ 국제학술회의 개회식은 손기웅 한·독통일포럼 공동대표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한국평화협력연구원 원장도 맡고 있는 손기웅 공동대표는 “스카이데일리·한스자이델재단과 협력하여 이번 행사를 개최하게 되어 매우 뜻깊다”면서 “한국평화협력연구원이 2015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2019년 사단법인으로 등록된 이후 지난 5년간 통일과 사회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라고 말했다.
손기웅 공동대표는 이어 “특히 이번 행사는 창간 13주년을 맞은 스카이데일리와 공동으로 개최된 만큼 더욱 의미가 크다”며 “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길 기대하며, 이를 통해 정부와 국민 모두가 통일을 준비하고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조정진 스카이데일리 대표는 인사말에서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명실상부한 현대 국가들이 형성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는 유엔 같은 국제기구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지구는 하나의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현재 인류는 역사시대 이래 가장 심각한 격랑을 맞이하고 있다”며 “소련 붕괴 이후 팍스 아메리카나를 구가하던 미국은 민주주의의 퇴보와 함께 민주‧공화 양당 간의 갈등이 내전(內戰) 수준에 이를 만큼 심화되었고, 한때 세계를 양분하던 소련은 우크라이나와 3년에 걸친 소모전을 치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지구촌 화약고인 중동 역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이 이란과 레바논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제3차 세계대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명하며 “우리나라가 속한 동북아시아 역시 불안정한 상황에서 세계 6대 군사강국인 미국·중국·일본·한국·러시아·북한이 경합하고 있다. 이 중 네 나라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한국과 일본도 항시 핵 개발을 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은 국가 발전과 평화체제 유지, 그리고 2500만 북한 주민의 해방과 통일이라는 역사적 소명을 안고 있으며, 오늘 국제학술회의는 이 격랑 속에서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중요한 자리”라고 덧붙였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현재 세계 정세는 매우 불안정하다”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3년째 이어지고 있고,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중심으로 한 갈등이 주변 국가들로 확산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양안(兩岸)으로 불리는 중국과 대만 간의 긴장 또한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이며, 이러한 국제적 위기는 전 세계적으로 큰 우려를 낳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대통령과 총리가 새로 뽑히는 미국과 일본의 선거 결과도 지구촌의 불확실성을 높여주는 요인 중의 하나라고 진단했다.
황교안 전 총리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위협을 지속하며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극한의 여야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이러한 정치적 혼란 속에서 국가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더 큰 문제는 우리가 미래를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우려했다.
황교안 전 총리는 또한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국가안보의 기본 틀을 확고히 해야 한다”라며 “북한 김정은이 어떤 선택을 하든 우리는 통일을 향한 민족공동체라는 목표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박근혜정부 때 출범한 통일준비위원회를 소환한 황교안 전 총리는 “통일 준비를 일상화하고, 각 부처가 통일을 염두에 둔 정책을 다시 재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통일을 위한 꿈을 잃지 말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계속 나아가야 한다. 통일을 위한 준비는 중단 없이 이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 모든 국민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육군대장 출신인 이홍기 대한민국예비역장교연합회 회장은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축사를 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2008년 설립된 대한민국예비역장교연합회는 소위 계급부터 대통령까지 52만 명의 예비역 장교들을 포괄하는 안보단체로 올해 1월 법인으로 전환돼 국가의 안보력 강화에 기여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홍기 회장은 “한반도를 둘러싼 미·일·중·러의 이해관계는 매우 흥미진진한 의제이며, 그중에서도 핵전략 관련 힘의 균형에 특히 관심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홍기 회장은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비밀 핵전략에서 향후 10년 안에 중국의 핵무기 보유량이 미국·러시아이 핵무기 보유량과 대등해질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며 “현재 미국은 4500발, 러시아는 4000발가량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중국이 이와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서게 되면 동북아시아에서 심각한 핵 불균형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북한·러시아·중국 등 3국의 핵무기 보유량을 합하면 약 1만 발 이상이 되지만, 한국과 일본은 핵무기가 단 한 개도 없어 불균형 상태가 심화될 것”이라며 “이에 힘을 받은 북한이 더욱 강하게 핵 위협을 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경고했다.
이홍기 회장은 “북한의 핵 위협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우리에게 훨씬 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며 “미래를 위한 국민의 생존을 위해 이러한 논의가 진지하고 보람 있게 이루어지길 바란다”라고 축사를 마무리했다.
북한학 박사이기도 한 송광석 남북통일연합회장도 축사에서 “최근 한반도 정세는 통일을 포기하고 별개의 국가로 나아가려는 김정은 정권과 ‘탈북인 단 한 사람도 북한으로 다시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결의로 자유민주주의 통일 국가를 실현하려는 윤석열정부의 대립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과거 동독이 2개의 국가론을 채택한 이유는 통일할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며, 북한 정권도 같은 이유로 통일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광석 회장은 이어 “북한 정권이 조국 통일의 상징이었던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을 철거하고, 국가(國歌)인 애국가 가사 중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이라는 부분에서 한반도 전체를 가리키는 ‘삼천리’를 ‘이 세상’으로 바꾼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도 큰 충격을 받고 있을 것”이라며 “과거 동독이 2개의 국가론을 주장하다가 끝내 붕괴된 것처럼, 북한 정권도 머지않아 비슷한 운명을 맞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베를린 장벽 붕괴와 독일 통일의 원인 중 하나는 동독 주민들이 서독 사람들처럼 잘 살고 싶은 강한 열망이었다”라며 “현재 북한 주민들도 전쟁이 나더라도 통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세계적인 경제 강국이자 자유민주주의 체제인 대한민국이 통일을 주도해 주기를 갈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송광석 회장은 끝으로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처럼, 2024년 올해가 통일로 나아가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라며, 광복 80주년이 되는 2025년이 남북통일의 전환점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라며 축사를 마쳤다.
이어진 제1회의에서는 ‘격랑의 세계정세, 미·일·중·러의 이해관계와 한국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손기웅 공동대표가 사회를 맡아, 미국과 일본·중국·러시아학을 전공한 석학 4명의 전문가 패널이 각 국가의 정세를 설명하며 대한민국의 대응 방향에 대한 토론을 진행됐다.
첫 번째 패널로 나선 리소데츠 일본 류코쿠대학교 사회학부 교수는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리소데츠 교수는 “현재 한반도 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세 가지 주요 이유를 제시했다.
우선,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한국을 영원한 적으로 규정하고, 북한 주민들의 인식에서 한국을 지워버리려는 의도와 함께 핵 사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핵으로 한국을 위협할 경우, 미국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해 핵 보복을 주저할 수 있다”라며 “이 경우 북한은 핵 능력을 믿고 또 러시아의 지지를 등에 업고 최후의 결전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美·中 패권 다툼에 공급망 재편… 초불확실 시대 대비를”
리소데츠 교수는 이어 북한의 경제 및 사회 기반 시설이 완전히 붕괴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만으로는 북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김정은 정권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을 무력으로 점령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리소데츠 교수는 또한 “한국 국내의 정치적 분열과 대만 유사 사태의 현실적 부상도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리소데츠 교수는 이어 한·일 군사협력의 강화가 동북아 및 세계 평화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일 군사협력은 동북아에서의 두 개의 주요 분쟁 가능성, 즉 대만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것”이라며 “한·미·일 간의 긴밀한 협력 체제가 필요하며, 그 중심에는 한·일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리소데츠 교수는 아울러 일본의 정권이 바뀌어도 외교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한국도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외교의 기본 틀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일 관계 강화를 통해 북한의 핵 위협과 인권 문제 해결에 협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동주 유라시아정책연구원 원장은 현재 한반도 정세에 대해 “한반도 정세는 글로벌·유라시아·동아시아·동북아 정세와 연결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며, 남북관계와 주변국들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 글로벌 국제질서는 미·중 패권 경쟁과 전략적 경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디지털 대전환·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이 진행되고 있다”라며 “이러한 초불확실성 시대는 국가 성쇠의 전환점을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동주 원장은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는 “북한은 핵과 미사일 고도화를 꾀하며 남북 간 이념적 대립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장벽 건설과 지뢰 매설 등 남북을 가르는 비무장지대(DMZ)를 물리적으로 단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남북관계는 군사적으로 엄중하게 대치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서동주 원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그리고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주변국들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인해 한반도의 안보 환경도 불안정성이 더욱 높아졌다”라고 덧붙였다.
북·러 관계에 대해서는 “북한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며, 1991년 냉전 해체 이후 최고 수준의 밀착 관계를 형성했다”고 평가했다.
서동주 원장은 “북·러관계는 서방의 대러 제재와 유엔의 대북 제재에 대한 상호 공조를 통해 서로의 이해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북·러 군사동맹 복원은 한반도 안보와 평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러 관계에 대해서는 “현재 한·러 관계는 미·러 간 대립과 러·우전쟁의 장기화, 북·러 밀착으로 인해 한·러수교 34년 만에 가장 경색된 상태”라고 평가하며 “한·러 관계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강조했다.
서동주 원장은 “한·러 간 전략적 지렛대를 활용해 위기를 관리하는 가운데, 양국의 경제적 보완성과 전략적 가치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서 원장은 “러·북 군사협력의 범위와 수준을 모니터링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의 준수를 촉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서동주 원장은 끝으로 “현 국제질서 재편에 따라 한·러 관계의 위상을 재검토하고, 차세대 교류 및 인문 교류 협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결론지었다.
조윤영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해 “국제 정세는 근본적인 대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동아시아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유럽의 안보 재편성이 복합적인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며 “경제·군사·환경·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연계된 문제들이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조윤영 교수는 “북·러 조약 체결로 인한 북·러 밀착과 북·중 협력 강화, 한·미·일 공조체제의 강화로 한반도는 국제정치의 중요한 축이 되었다”라며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남북한 관계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갈등이 단순한 지역적 문제를 넘어 국제적인 차원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윤영 교수는 또한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와 김정은 정권의 적대적 대남정책은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협하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은 6차례의 핵실험과 지속적인 미사일 발사를 통해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에 대한 핵 인질 위협을 증대시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높아지며, 전자기펄스탄(EMP) 효과를 극대화하는 새로운 전쟁 시나리오도 개발 중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우려했다.
조윤영 교수는 미·중 전략경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미국의 안보 공약이 상황에 따라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그는 “2023년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의 ‘워싱턴 선언’과 ‘한·미 핵협의그룹(NCG) 창설’은 한미동맹의 실질적 요체를 강화하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조윤영 교수는 “향후 한미동맹은 글로벌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해야 하며, 군사력 중심의 동맹을 넘어 정치·경제·외교·문화적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와 기업 간의 다층적 협력관계를 형성해 동아시아의 평화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동맹으로 발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세종연구소에 펠로우십으로 국내에 머물고 있는 지양롱판 중국 텐진외국어대 국가지역연구원 원장은 현재 한반도 정세에 대해 “유럽과 중동에서 동시에 전쟁이 발발하고 미·중 간의 신냉전, 한·러 간의 적대관계, 그리고 악화된 한·중 관계가 복잡한 국제정세를 형성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지양롱판 원장은 “북한이 두 국가론을 선언하며 통일 정책을 폐기하고, 지속적인 미사일 도발과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는 등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 사회 내에서 중국 위협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한미동맹이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되고 한·미·일 3국 관계가 준 군사동맹으로 발전하는 등 한국의 대외정책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양롱판 원장은 한국이 중국의 핵심 이익으로 불리는 대만 문제에 실질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대만 문제를 단순한 중국·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문제로 규정한 발언과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식에 조경태 한국·대만의원친선협회장·정우택 국회부의장 등 한국 국회의원들의 대만 방문은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한 관계 개선의 기대가 있었으나, 그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북·러 접근에 대해서는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이 동북아 지역에서 강대국 간의 게임을 심화시키고 있다”라며 “북·러 밀착이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으며, 한반도 위기가 글로벌 안보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북·러 군사협력은 한·미·일 3국의 군사협력을 강화시켜 역내 안보 균형을 깨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중 관계에 대해 지양롱판 원장은 “중·한 양국 간의 정치적 신뢰를 강화하고,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한 관계의 개선을 통해 한국이 중·미 대결의 늪에 빠지지 않고 균형 외교를 복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대만 문제에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으며,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였다.
지양롱판 원장은 “한·미·일 3각 협력체제가 군사동맹으로 발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은 한·중·일 협력 체제를 통해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킬 필요가 있다”라고 제안했다. 그는 “북·중 관계의 재정립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약화를 가져와선 안 된다”라며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의 주변 안보 전략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양롱판 원장은 이어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의 상호 방문을 통해 양국 간 신뢰 구축을 제도화하고, 한·중 관계 개선을 통해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이루어야 한다”라고 결론지었다.
유판덕 한국평화협력연구원 수석부원장 사회로 시작된 제2회의 종합토론은 명지대 교수를 역임한 이정용 한국통일진흥원 수석연구위원과 장세정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질문에 패널이 답하는 형식으로 이어졌다.
먼저, 일본은 왜 한국 통일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리소데츠 교수는 “일본이 한반도 통일에 반대한다는 주장은 오해”라며 “일본은 한국과 협력해 동북아시아의 평화에 협력해야 한다는 게 기본입장”이라고 해명했다. 리소데츠 교수는 또한 “북한 김정은 정권의 살 길은 오로지 대한민국을 점령하는 것이지만 현실성이 없는 일이라 사면초가에 몰려 있다”면서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은 쉽지 않지만, 무역의 97%를 의지하는 중국이 계속 북한의 핵 개발을 묵인하면 일본과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한다는 논리로 북핵 폐기 지렛대를 삼을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질문에 중국을 대변하는 지양롱팡 원장은 “윤 대통령의 독트린 자체는 시대성을 담아 훌륭하나 북한 김정은 입장에서는 흡수통일을 전제로 한 것이니 매우 불쾌할 것”이라며 “북한이 겉으로는 통일을 포기한다고 선언했지만 진짜 포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조윤영 교수는 “북한이 국제 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해 미국 대선 직전에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자마자 벌어진 일을 기억해 우리나라도 힘에 의한 협력으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손기웅 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한국은 중국의 통일 염원을 잘 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남북 통일(현상 변경)을 원하는 마당에 한국 정부가 ‘중국과 대만의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는 중국 측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한국의 입장은 무력에 의한 현상 변화, 즉 전쟁을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손 원장은 제15대 통일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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