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조 원 시장’ 지속가능항공유(SAF) 도입… LCC 일부 “아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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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7년부터 SAF 1% 의무 혼합 급유 시행
대부분 항공사 계획 있지만… 자금력 따라 ‘머뭇’
기존 항공유보다 2~3배 비싼 SAF… “지원 필요”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01 13:30:03

정부가 지속가능항공유(SAF) 혼합 급유와 관련한 로드맵을 마련한 가운데 일부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구체적인 도입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양 부처는 ‘SAF 확산 전략’을 발표하며 2027년부터 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에 SAF 1% 혼합 급유를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SAF는 화석연료 대신 바이오매스나 대기 중 포집된 탄소를 소재로 만든 기존 항공유와 화학적으로 유사한 항공유로 알려져 있다. SAF를 사용하면 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평균 80%까지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 시장도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AF 시장 규모는 2025년 100억 달러(약 13조 원) 수준에서 2027년에 215억 달러(약 28조 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도 SAF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자국 공항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기는 내년부터 기존 항공유에 SAF를 2% 이상 섞는 것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도 2030년부터 일본 공항에서 국제선에 급유하는 연료의 10%를 SAF로 대체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이런 배경에 우리 정부도 SAF 확산 전략을 구축하며 관련 업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항공유 수출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만큼 SAF 생산 확대를 위한 조치도 마련하고, 세액공제·인센티브 등 지원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국적 항공사들도 자율적 SAF 사용 촉진에 동참하고 있다. 산업부·국토부·인천국제공항공사 등과 국적항공사 9개사는 ‘SAF 상용 운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지난달 말 체결해 상용 확대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당일 바로 인천~하네다 노선에 주 1회 SAF 1%를 혼합해 급유한다는 방침이다. 티웨이항공도 2일부터 인천~구마모토 노선에 동일한 조치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사이나항공·이스타항공·제주항공·진에어도 향후 SAF 1%를 혼합할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일부 항공사들은 구체적인 도입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심지어 에어서울의 경우 SAF 상용 운항 관련 협약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SAF가 기존 항공유보다 2~3배가량 비싸기 때문에 자금력이나 업황이 부진한 일부 LCC가 도입에 적극적이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류비가 항공사 영업비용의 30%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정부의 지원 방안에도 SAF 도입이 운임에 적잖은 영향을 줄 거라는 판단에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SAF가 도입되면 탄소중립에는 분명히 효과적이지만, 비싼 가격이 항공업계의 변수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항공사들이 안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세액공제나 인센티브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공개하고 정유·항공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