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봉희의 100세 건강 [56] 계절에 따른 인체의 순응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전문가칼럼

한봉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4-18 06:30:30

‘동의보감’ 내경편에는 “사시와 음양은 만물의 근본이다. 봄과 여름에 양기를 보양하고 가을과 겨울에는 음기를 보양하면서 근본에 순응한다. 때문에 만물과 같이 발생하고 장성하는 속에서 오르고 내린다. 근본에 어긋나면 본질을 상하게 되며 진기를 파괴하게 된다. 때문에 음양과 사시는 만물의 시초인 동시에 종말인 것이며 죽고 사는 근본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재해가 생기며 이에 순응하면 질병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했다.

춘·하·추·동의 변천은 일정한 규칙이 있으나 한·열·온·양의 변화는 때로는 명확히 분간할 수 없어서 본 계절과 완전히 상응하지 않을 수도 있고, 또 그 지점과 시간이 똑같은 것도 아니다. 식물이 봄에는 발아하고 여름에 성장하여 무성해지고 가을에 점점 무르익고 겨울에 잎이 떨어지는 것과 같이 이것은 모든 유기체에서도 일어나는 정상적 생명 활동의 필수 과정이기도 하다.

내경편에서는 또한 “봄철 석 달은 새싹이 나오는 시기다. 천지가 모두 생동하므로 만물이 번영한다. 봄철 기후에 인체가 순응하지 못하면 간(肝)을 손상하여 여름에 가서 천명이 생겨 장성하도록 받드는 힘이 적어진다. 여름 석 달은 무성하는 시기다. 천지의 기가 교체되어 만물이 무성하고 성숙된다. 여름철에 순응하지 못하면 심장을 손상하며 가을에 가서 개학(皆瘧·여러 가지 학질의 총칭)이 되어 수습하는 기운을 받드는 힘이 적어져 겨울이 되면 중병이 된다.

가을 석 달은 평정해지는 시기다. 가을 기후에 순응하지 못하면 폐장을 손상하여 겨울에 가서 삭지 않은 설사를 하여 저장하는 기운을 받드는 힘이 적어진다. 겨울 석 달은 폐장기라고 말한다. 이 시기엔 물이 얼고 땅이 얼어 양기가 요동하지 않게 된다. 겨울철 기후에 순응되지 않으면 장이 손상되어 봄에 가서 사지를 잘 쓰지 못하는 병인 위절이 되어 생동하는 기운을 받드는 힘이 적다”고 했다. 사계절의 규칙과 이에 순응하는 정도에 따르는 인체의 변화 과정을 잘 설명해 주는 말이다.

봄이다. 많은 사람이 계절 변화에 따라가지 못해 사지가 나른하고 소화가 안 되고, 피곤하고 몸이 무겁게 느껴진다고 한다. 이럴 때 일수록 가만히 누워 있기보다는 봄기운을 느끼며 가벼운 산책과 걷기·등산을 통한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봄에 나는 다양한 나물로 식단을 차리고 절대로 과식하지 않는 것이 100세 건강에 한 걸음 다가가는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