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탈원전으로 결국 멈춰선 고리2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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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까지 중단, 매년 1조5000억 손실
현 정부 임기 내 10여 기 수명 연장 대기
‘계속운전’에 맞선 무지가 빚어낸 대참사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11 00:02:02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청구서가 끝내 날아들었다. 운영 연장 기한을 놓친 고리2호기가 결국 멈춰선 것이다. 2019∼2020년 ‘계속운전’ 절차에 돌입했더라면 중단 없이 재가동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에 운영 연장은 시도조차 못했다. 최소한 2년여간 멈춰 서게 됐고, 연 1조5000억 원을 훌쩍 넘는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고리2호기(부산광역시 기장군)가 8일 오후 10시 운영 허가 만료로 40년 만에 발전을 중단했다. 1983년 4월9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2호기는 지난 세월 330만여 명의 부산시민이 약 1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19만5560GWh의 전력량을 생산했다. 가동을 멈춘 고리2호기는 국내 3번째 원자력발전소였다. 앞서 고리1호기·월성1호기가 문 정부 때인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조기 영구 정지된 바 있다.

고리2호기는 안전성을 평가해 문제가 없을 경우 운전을 계속하는 ‘계속운전’도 가능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 산하 원자력기구(OECD NEA) 보고서도 원전의 장기 계속운전(LTO)은 설비 교체·기술 진보·운영 효율성 제고로 최초 가동 시보다 안전성 및 효율성이 나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월 말 기준 세계에서 가동 중인 원전 439기 가운데 229기(52%)가 계속운전을 승인받았으며 172기(39%)는 계속운전 중이다. 운영 허가 기간 만료 후 폐로한 원전은 전체의 7%인 17기에 그쳤다.

한수원도 고리2호기 운영 기간 동안 3248억 원 규모의 설비 개선 투자 등으로 계속운전의 안전성을 높였다. 최초 시운전을 시작한 1980년부터 10년간 불시정지 건수가 연평균 7건이었지만, 2008년부터 10년간 불시정지는 2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계속운전은 불발됐다. 고리2호기가 가동 중단을 피하기 위해서는 2019~2020년에 계속운전을 신청했어야 했다. 한수원의 자체 평가·이사회 의결부터 설비 개선까지 3년 반가량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의식한 한수원은 법령상 기한이 지나도록 계속운전을 신청조차 못한 것이다. 한수원이 계속운전을 신청한 것은 대선 직후인 지난해 4월이었다. 고리2호기의 재가동 가능 시점은 현재로서 불투명하지만 한수원은 2025년 6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의 주요 발전원별 정산단가는 원자력이 kWh당 52.5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액화천연가스(LNG)는 239.3원, 신재생에너지인 풍력과 태양광은 각각 191.7원, 191.5원으로 나타났다. 고리2호기가 LNG 발전을 대체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약 1조5000억 원의 무역적자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또 10년간 평균 전력 판매량을 고려하면 고리2호기를 10년간 계속운전 시 LNG 대비 약 8조 원의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리2호기를 시작으로 국내 원전의 운영 허가 만료 시점이 줄줄이 다가오고 있다. 고리3호기(2024년 9월 만료)·4호기(2025년 8월)는 지난해 9월 계속운전 신청이 이뤄졌다. 한빛1호기(2025년 12월)·2호기(2026년 9월)는 6월에 신청할 예정이다. 하지만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고 주민 반대도 넘어서야 운영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원전의 계속운전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또 원전의 설계 수명은 운영 허가 시 안전 평가를 위해 가정한 최소한의 기간일 뿐이지 시설의 실제 수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의 원전은 전혀 과학적이지 못한 이유로 멈춰서고 있다. 도대체 왜 세계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무지가 이다지도 빈발하고, 그자들이 초래한 엄청난 피해에는 도대체 왜 책임조차 묻지 못하는지 한탄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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