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조약’ 비준에 추가파병 가능성↑ 체제 붕괴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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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도 '전쟁시 지원' 북러조약 서명… 추가 파병 가능성↑
우크라이나·국정원 “러시아 파병 북한군, 1만 여 명 전투 참여 중”
“국제사회와 함께 우크라에 병참 지원 모색, 北내부 변화 대비해야”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4 13:40:45

▲ 지난달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문화정보부 산하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 연합뉴스=우크라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X캡처

북한이 러시아와 관계를 군사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내용의 조약을 비준했다. 6월 체결된 북·러조약이 실질적으로 발효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더 많은 병력을 파병할 가능성이 있다 보고 있다. 포괄·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대한 조약 기준으로 북한은 더 많은 북한군을 러시아에 파병할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약 비준은 결정 됐던 바가 이행 된 것으로 향후 북한 내부 체제 변화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14일 이지수 명지대 교수는 스카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러시아 북한군 파병을 계기로 앞으로 변화할 북한 내부 변화에 대비해야할 것”이라며 “이번 비준 조약을 중심으로 파병이 이루어지면 이루어질수록 북한 내부 체제 결속이 와해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권을 위해 국가가 희생하는 역사상 유례 없는 정치 권력 유지를 위해 김정은체제는 통치전략으로 살얼음판 위의 정국 운영을 해도 모자란데 이 같은 변화와 충격은 돌이킬 수 없는 내부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며 “비(非)백두혈통 통치권력으로 대체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우리 정부는 조약 비준에 섣불리 대응하기 향후 북한 내부 변화를 대처해야한다”며 “필요에 따라 우·러 전쟁에 국제사회와 함께 병참지원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러시아와 관계를 군사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내용의 조약을 비준다고 알렸다. 해당 조약에는 6월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체결된 이 조약은 쌍방 중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쪽이 군사원조를 제공하고 안보 협력을 심화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군사동맹 수준의 조약으로 안보 보장을 포함한 모든 분야 협력을 전략적으로 심화하는 것을 골자로한다. 조약 제4조에는 ‘쌍방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이 ‘유사시 군사개입’을 상정한 옛 소련 시절의 동맹관계 복원한 것으로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 제1조가 살아난 것이다. ‘유사시 자동군사개입’은 한쪽이 무력침공을 당해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면 상대방은 지체 없이 군사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해당 조약은 1991년 소련이 해체된 뒤 1996년 공식 폐기됐으나 이번 조약 비준을 계기로 다시 효력을 발휘하게 됐다.

이에 추가 북한 군 추가파병이 예상되는 데 국정원은 1만여 명의 북한 특수부대가 파병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조만간 파병군이 10만여 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국 국가정보위원회 국가정보분석관은 VOA와 인터뷰에서 “북한군을 러시아에 파병할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며 “북한은 돈이 필요하고 러시아는 북한 인력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의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정보국 CIA 한국담당 부국장을 역임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 연구원은 조약 비준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만약 북한 김정은이 더 많은 병력을 러시아에 보낼 경우 우·러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진지를 돌파할 수 있기 때문에 푸틴은 군사기술을 포함해 김정은에게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에서 적군 약 5만명과 교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쿠르스크 지역에 약 1만1천명의 북한군이 배치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각) “러시아 동부로 파견된 1만 명 이상의 북한 병사 대부분이 쿠르스크주로 이동해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 작전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을 확인 했다”고 밝혔다.

국정원도 전날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이미 전투에 참여 중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북한군 파병 문제와 관련해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에 “북한과의 협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정원이 북한군의 쿠르스크 전선 실전 참여 사실을 공식 확인한 만큼, 무기 지원 등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북한군 활동 여하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직접 공급 금지 원칙을 유연하게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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