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게임 하나 된 넥슨 아이콘 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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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선수 총집합에 축구·게임 팬 환호 “FC 온라인에 돈 쓴맛 난다”
하프타임 쇼 피파 온라인 배경 음악 공연으로 추억 자극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1 06:00:00

“이게 되네?” 넥슨 아이콘 매치 시작을 앞두고 등장한 박정무 넥슨 FC 그룹장의 첫 마디였다. 박정무 그룹장의 말처럼 20일 넥슨 아이콘 매치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스타 선수들이 출전했다. 매해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되는 ‘발롱도르’ 수상자만 6명에 달했고 그 외에도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선수들이 출전했다.

게임 운영에 대한 불만과 FC 온라인의 과도한 현금 결제 유도로 박정무 그룹장에 대한 여론이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날만큼은 경기장에 모인 관객들이 ‘박정무’를 연호했다.

공격수들로 구성된 ‘FC 스피어’와 수비수들로 구성된 ‘실드 유나이티드’의 대결을 주제로 열린 넥슨 아이콘 매치는 선수 명단이 공개될 때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라인업이 공개될 때마다 선수들을 섭외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들었을지 설왕설래가 오갔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몸을 풀 때부터 관객들은 학창 시절 밤을 설치게 했던 선수들을 직접 본다는 사실에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관중석에서는 저 선수들을 다 직접 볼 수 있다는 반응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왔다. 관중석 한편에서는 그동안 FC 온라인에 쓴 돈이 얼만데 이 정도는 해 줘야 한다는 농담 섞인 반응도 나왔다.

선수 한명 한명이 쟁쟁한 스타 플레이어인 만큼 공을 잡을 때마다 탄성이 터져 나왔다. 히카르두 카카 선수가 공을 잡으면 특유의 ‘치고 달리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안드레아 피를로 선수가 공을 잡으면 환상적인 킥을 기대하는 관중들이 웅성거렸다. 올해 46세의 나이에도 몸을 던지는 카를로스 푸욜 선수의 수비에 경기장 모두가 감탄했다. 김병지 선수가 공을 잡으면 드리블을 기대하는 환호성이 터졌다.

하프타임 쇼에서는 ‘올 타임 로우’가 피파온라인 3 배경음악 ‘Time Bomb’를 공연했다. 피파 온라인3를 해본 적이 있다면 누구나 알고 있는 친숙한 음악이다. 19일 이벤트 매치에 ‘피파온라인2’ 배경음악 대다수를 부른 ‘트랜스픽션’이 공연한 것과 더불어 FC 온라인(전 피파 온라인) 팬들의 향수를 제대로 자극했다.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경기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해외 축구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해준 ‘해버지(해외 축구와 아버지의 합성어)’ 박지성 선수의 출전이었다. 박지성 선수가 페널티킥으로 득점에 성공하자 박지성 선수의 응원가 ‘위송 빠레’가 울려 퍼졌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아이콘 매치 다음엔 누구랑 올까요?’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펼쳐 보이며 다음 아이콘 매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FC 온라인은 2006년 ‘피파 온라인’으로 시작해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사랑받은 장수 프랜차이즈다. 2030 남성들의 대표적인 관심사인 축구와 게임이 결합된 만큼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FC 온라인을 플레이하고 FC 온라인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축구에 관심을 가지는 순환 구도가 이어져 왔다.

이에 넥슨은 이전부터 유소년 축구를 지원하고 실제 축구 감독과 선수들이 참여하는 콘텐츠를 진행하는 등 축구 콘텐츠에 꾸준한 투자를 진행했다. 여기에 넥슨 아이콘 매치의 성공으로 축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음과 동시에 FC 온라인의 흥행 동력 또한 확보했다는 평가다.

넥슨 아이콘 매치를 찾은 한 축구 팬은 “선수 카드를 사는 데에 돈을 정말 많이 썼는데 이정도면 돈 쓴 맛이 난다”며 “앞으로도 이런 이벤트를 많이 진행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넥슨 아이콘 매치 중계는 KBS와 네이버 스포츠와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숲(전 아프리카TV)’에서 진행됐다.

스포츠 콘텐츠는 해외 유명 축구 리그와 K리그 중계를 통해 이용자가 크게 증가한 쿠팡플레이의 사례와 한국 프로야구(KBO) 중계로 흥행에 성공한 티빙의 사례로 증명된 성공 공식이다. 특히 KBS는 정규 편성된 ‘복면가왕’을 결방하면서까지 넥슨 아이콘 매치 중계에 나섰다.

스포츠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넥슨 아이콘 매치가 흥행에 성공하며 공중파와 콘텐츠 플랫폼들이 스포츠 콘텐츠 확보에 더욱 열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희대 광운대 OTT 미디어 전공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보면 MZ 세대가 특히 스포츠에 열광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한국에서는 젊은 세대에 대한 스포츠 마케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이번 사례는 이벤트성 경기기 때문에 다른 사례에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스포츠 콘텐츠를 통해 젊은 세대를 사로잡으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