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돌아온 ‘반도체의 봄’ 민·관 협력 더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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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7개 분기 만에 ‘깜짝 실적’ 영업이익 10조
용인 산단 반도체 투자에 더 이상 지체 없어야
국회는 ‘K칩스법’ 등 신속한 처리로 협조하길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9 00:02:01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10조4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2조 원 이상 초과한 것이다.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돌파한 것은 2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세계적으로 붐이 일고 있는 인공지능(AI)에 필요한 반도체 수요의 급증 기류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모처럼 맞이한 반도체 부활 기류에 성공적인 편승을 이어 가기 위해서는 기업뿐 아니라 인프라 구축 등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번에 집계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놀라움을 주는 것은 지난해 15조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뒤 짧은 시간에 대반전을 이뤄 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면 영업이익이 약 15배 늘었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실적은 글로벌 반도체 호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주력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10% 이상 상승한 것도 그 배경이 된다. 무엇보다 AI 붐을 타고 관련 고부가 반도체 수요가 폭증한 것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가 AI 붐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뛰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필수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뿐 아니라 인공지능 PC 같은 새로운 제품군이 등장하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이 반도체 재고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3분기 D램 평균 판매 가격이 전 분기 대비 최대 13%, 낸드필래시가 5~10%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분기에 대박을 낸 삼성전자의 영업 실적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삼성전자뿐 아니라 LG전자도 2분기 기준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겨 1년 전보다 영업이익 60% 증가 실적을 올렸다.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앞세운 SK하이닉스도 2분기 깜짝 실적 발표를 예고했다.

더없는 호기를 맞은 반도체 시장의 흐름을 잘 타는 것이 관건이다. 우리의 경쟁 상대는 수십조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미국·일본·유럽 등 주요국이다. 최근 흔들리고 있는 세계 1위 한국 메모리 반도체 위상을 되찾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AI 시대 첨단 시장의 주도권 선점을 목표로 더 부지런히 뛰어야 한다. 모처럼 찾아온 ‘반도체의 봄’이 찬서리를 맞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관 그리고 국회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8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국내 반도체 산업 지원을 강화하는 ‘스트롱 K칩스법’(국가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를 위한 특별법)을 발의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기존에 발의된 ‘K칩스법’은 투자세액공제 일몰 기한 연장과 공제율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데 ‘스트롱 K칩스법’에는 세제 혜택을 추가로 강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정부·여야가 반도체 산업 지원에 한목소리를 냈다는 점이다. 하지만 문제는 속도다. 흔히 글로벌 반도체 전쟁은 기술·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하지만 결국 기술도 시간에 달려 있다. 기업이 반도체 초격차 기술 개발을 위해 기울이는 노력도 속도가 느려지면 수포로 돌아가기 십상이다. 기업의 피나는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면 정부와 국회가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해야 한다.

현재 용인시에서는 반도체 산업단지·K 반도체 벨트·국가첨단산업벨트 등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삼성전자가 2042년까지 300조 원이라는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붓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은 시간이 곧 보조금”이라면서 신속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정부가 적극 협조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국회도 K칩스법과 인허가 규제 완화 등 관련법 개정을 신속하게 처리하길 바란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