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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 활성화는 공공이든 민간이든 결국은 사업성에 달렸어요. 부동산시장 경기가 어려운 만큼 공급 속도를 내려면 인센티브 적용이 필요합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스카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2023년 부동산 시장은 특히 혼란스러웠던 시기였다. 윤석열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여러가지 의견이 있겠지만 가격이 급등하지 않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거래량을 꾸준히 증가시킨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하반기 시장이나 정책 방향이 바뀌면서 올해 부동산시장도 귀추가 주목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표 금융·부동산 전문가인 김효선 위원은 서울시립대 도시과학대학원에서 도시계획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DL그룹·GS그룹 등에서 부동산 개발·마케팅·운영·관리 업무 등을 담당했다. 이후 미래에셋생명 부동산컨설턴트를 거쳐 2018년부터 NH농협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WM사업부 NH All100 종합자산관리센터에서 전국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와 부동산컨설팅 업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TV·라디오 부동산 프로그램 패널 출연뿐 아니라 NH농협은행 유튜브 영상·부동산 서적을 통해서도 부동산 수요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다음은 김 위원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부동산정책마다 주택공급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공급은 문재인정부때는 택지개발 사업 위주로 이뤄졌고 윤석열정부 들어서는 택지개발과 도시정비사업까지 굉장히 많은 물량을 내세워 공급 대책이 계속 발표됐다. 실질적으로 공급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상태라 이제는 조금 더 구체화가 이뤄져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사실 주택공급이라는게 공공이든 민간이든 사업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사업성이 나와야 속도를 낼 수 있다. 그 사업성은 올해 조금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공급이 부족한 지역들이나 공급과잉 지역에 따라 각각 좀 더 미세하게 정책을 펼쳐야 한다. 인센티브나 지원책을 동원해서 조금이라도 물량으로 연결되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장기적인 공급부족에 대한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서울 같은 경우는 절대적인 공급부족이 예상된다. 서울은 택지개발이 더는 어렵기 때문에 재정비로 풀어 나가야 한다.
재정비 관련 규제는 대부분 완화됐음에도 조합원들 간의 갈등·시공사와 조합과의 갈등·사업성 저하로 진도가 나가지 않는 상황이다. 공급 대책이 신축 희소성을 지나치게 부각시키지 않으면서 수요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이뤄져야 할 것 같다.
2023년 초 부동산 대책으로 발표된 실거주 의무 폐지 법안 통과는 결국 불발됐다
정책에 일관성과 신뢰성이 있어야 부동산시장 참여자들의 혼선을 막을수 있다. 작년 1월에는 실거주 의무 폐지가 확실시되는 것처럼 발표가 됐는데 결국 안 됐다. 투기 수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측면은 이해하지만 발표를 믿고 청약에 나선 사람들은 잔금 일정이나 거주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올해에라도 다시 협의가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 실거주 의무로 전세 물량도 줄어들어 전세 가격 상승에도 영향이 있다.
올해 재건축사업의 첫 관문인 안전진단 기준을 위험도가 아닌 노후도 기준으로 변경하는 방안 발표도 예고됐다
현재 재건축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한 것은 안전진단 규제 때문이 아니기에 당장 공급 활성화에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윤석열정부 들어서 이미 재건축 안전진단 관련 규제를 대부분 완화했고 작년에도 문재인정부에서 통과되지 않았던 단지들이 많이 통과된 상태다. 아파트가 개인의 자산이긴 하지만 단독주택이 아닌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재건축하는 사업이라 공공성도 적용받는데 사업을 진행할 때 그 균형을 잘 맞추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지금 재건축사업 진행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다. 안전진단 기준도 완화됐고 서울에서도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하고는 분양가 상한제도 풀려 분양가를 높일 수 있는데 재초환 때문에 조합원들이 사업 진행 동의를 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공급 활성화에 속도를 내는 가장 현실성 있는 방안은 재건축 단지들에 더 인센티브를 주는 게 아닐까 싶다. 사실 박근혜정부 때는 재초환이 유예된 적도 있다. 정말 필요한 경우엔 반대급부를 주면서라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일부 지역에서는 재건축 아파트 분담금·공사비 갈등에 사업성이 떨어져 아파트값도 하락하고 있는데
재건축이 아파트 중에서는 투자성이 강하다. 오래된 아파트는 실거주 목적으로 산다기보다는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다. 재건축 아파트는 사업 속도가 빠르거나 이슈가 되면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지만 그렇지 않으면 굉장히 가격이 낮아진다. 이런 부분은 시간이 좀 지나야 해결이 될 것 같다.
지금 재건축사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사비 갈등 문제다.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을 때 시장이 좋으면 고가에도 분양이 되지만 지금 구축 아파트는 가격이 하락하는 상태에서 분양가만 올라가니까 문제가 생긴다. 이는 부동산시장과 재건축 사업 속도가 나는 그 시점이 맞아야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물가가 오르면서 분양가도 오르고 있는데 아파트 가격은 멈춰 있어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자산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전체적인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야 한다.
2024년 아파트 매매·전세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매매 시장은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거래가 감소하고 있고 더 많이 줄어들 것 같다. 기준금리가 미국이나 한국이나 올해 더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본격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DSR을 계산해 보면 서울 같은 경우는 대출 받아서 집 사기가 굉장히 어려운 가격이다. 매물은 쌓이고 있는데 가격이 많이 내려가고 있지 않다. 거래도 급매물 위주로 되다 보니까 가격은 약보합 수준으로 관망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세 가격은 매매가격이 급등했던 시기에 비해서 덜 올랐고 최근에 떨어질때는 더 많이 떨어진 부분이 있다. 전세대출 금리가 안정되면서 전세 수요도 많아지고 매매 대기 수요도 늘어나면서 전세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다. 올해도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빌라·오피스텔 같은 비아파트 시장은
빌라는 전세 사기 문제가 심각하고 오피스텔은 시세 차익이 안 나는 부분 때문에 실거주 수요와 투자 수요가 굉장히 위축된 상황이다. 올해도 이런 부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서울은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 빌라와 오피스텔이 대체재 역할을 해 줘야 한다.
빌라는 아직도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하고 오피스텔도 부동산 호황기 마지막에 분양받았던 분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도 도심 오피스텔 공급 확대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비아파트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매입하거나 임차하려는 분들에 대한 지원책을 강구해서 공급 부족 시대에 대체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올해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전략을 조언한다면
내 집 마련 전략으로 가장 손꼽히는 방법은 아직도 청약이다. 전체적인 금액 납부를 나눠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특히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지역들은 무엇보다 시세 대비 굉장히 저렴하게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 분양가상한제 지역 청약과 공공 청약은 자금 상황만 되면 무조건 하는 게 좋다.
분양가 상한제를 현실적으로 계속 이어 가기는 어렵고 올해 폐지될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된다. 토지와 관련된 비용들이 모두 다 오른 상황에서 분양가를 시세 대비 낮춰서 받는다는 것은 민간이든 공공이든 분양하는 입장에서는 사업성이 나올 리가 없다. 청약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앞으로 시세 대비 저렴하게 분양받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여지가 있기 때문에 기회를 꼭 잡는 게 좋다.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고공행진하는 바람에 청약을 망설이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는데
작년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분양가가 하반기로 갈수록 점점 올랐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분양한 단지는 그 지역의 중위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분양가가 실제 70~80% 수준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는 서울 외곽으로 갈수록 이미 중위가격 대비 110%를 넘어가는 분양가가 나왔다. 올해는 분양가가 더 높아질 수 있다. 구축 아파트의 경우 저렴하게 나오는 물건들도 있기 때문에 지역 부동산시장 매물들을 비교해 봐야 한다.
청약 시 주의해야 할 점은 중도금 대출까지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무조건 청약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잔금 납부 시점에서는 중도금을 포함한 모든 대출 금액이 본인의 DSR 안에서 해결이 되어야 한다. 또 올해 가산 금리를 1% 내로 적용받는다고 하면 잔금을 치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자금 계획을 꼼꼼하게 세워서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청약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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