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 배울 서울시 메르스 서민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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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 배울 서울시 메르스 서민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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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5-07-06 11:39:01

▲ 김신 기자(탐사보도1팀장)

최근 대한민국의 최대 이슈였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서서히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에 따른 후폭풍의 영향은 직접적인 피해만큼이나 심각한 수준에 달하고 있다.

그 중 특히 심각한 문제로 지목되고 있는 사안은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내수침체 현상이다. 메르스 사태로 국민들의 소비 활동이 뚝 끊기다 시피 하면서 내수 경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았고, 그 여파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내수침체 현상은 대기업부터 소상공인, 심지어 일반 국민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심각한 문제’라는 데 인식을 함께 하고 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 경제계 등은 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수도이자 1000만 시민이 거주하는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다소 현실성이 결여된 것은 물론 정작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직접적인 대책은 안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시민들 일각에서는 “박 시장의 ‘서민시장’이라는 타이틀 자체가 맞느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일 “이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해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가로 마련된 예산의 사용 방법에 대해 언급했다. 박 시장이 내놓은 대책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병·의원과 약국 등 의료기관에 대한 보상과 지원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상권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 △2018년 외국인관광객 2000만명 달성 등이다.

이 중 눈총을 받고 있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상권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 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잘 안 보인다는 점이 지적된다. 얼핏 보면 상당히 서민들을 위하는 듯 보이지만 면밀히 살펴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어를 나열한 듯 보인다는 게 여론 일각의 지적이다.

또 ‘2018년 외국인광광객 2000만명 달성’은 메르스 사태로 당장에 먹고 살기 어려운 소상공인들의 현실과는 거리가 먼 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를 위해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홍보 마케팅 비용으로 100억원을 투입하고 현지 프로모션과 특별 이벤트도 개최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당장 내수 살리기가 급한데 막연한 사업에 무리한 집행이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박 시장 발표 다음날인 지난 2일 재계서열 1위의 삼성그룹은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내수침체를 위해 자체적으로 마련한 방안을 내놨다. 그런데 서울시의 그것과는 대조적으로 삼성그룹이 내놓은 대책에 대해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공감할 만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이 내놓은 대책으로는 △전통시장 상품권 300억원 구매 후 계열사 사업장에 근무 중인 협력회사 및 용역회사 직원들에게 지급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현지 거래처 및 고객을 국내 초청하고 현지 우수사원에게 국내 관광 포상휴가 제공 △임직원들의 하계 휴가를 앞당겨 실시하고 ‘전국 휴양지 사진 콘테스트’ 등을 통해 국내 여행을 권장 △삼성전자 서초사옥 등 전국 21개 사업장에 직거래 장터를 개설하고 농산물과 지역상품 구입 확대 유도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전국 200개 마을 농수로 정비, 일손돕기 봉사활동 등이다.

이번 만큼은 서울시가 삼성에게서 한 수 배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다수 내놓은 것 처럼 서울시 또한 더욱 넓은 의미를 포괄하면서도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함께 내놔야 한다. 적어도 고민의 흔적이라도 보여야 한다. 서울시의 수장인 박 시장도 “서울시의 ‘정책’ 보다 삼성의 ’대책’이 낫다”는 지적을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