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보다 45조 원 더 걷어야 내년 세수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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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국세수입 예산 382조 원… 올해 세수보다 44조7000억 원 많아
법인세수 회복에 내년 국세수입 예산 늘어… 현재 경기는 어려워 ‘변수’
정부, 경기 따라 세수 재추계 가능성… 기업 실적 변동·성장률 전망 주목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29 11:27:21

정부가 올해 세수 전망치를 대폭 낮추면서 내년 세입 예산을 달성하려면 올해보다 45조 원가량 더 걷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다만 11월까지 경제 상황이 급변하면 세입 전망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도 국세수입 예산(382조4000억 원)은 정부가 최근 재추계한 올해 연간 세수(337조7000억 원)보다 44조7000억 원가량 많다. 내년에 국세를 올해보다 최소 40조 원 이상 더 걷어 들여야 목표치에 이른다는 의미다.

내년도 국세수입 예산이 늘어난 데에는 법인세수 회복세 전망에 기초한다. 올해 법인세수 재추계치는 63조2000억 원인데 내년에는 88조5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25조3000억 원가량 대폭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당초 예상됐지만, 올해로 미뤄지면서 법인세수가 내년도 국세수입 예산에 잡히게 됐다. 법인세는 전년도 실적을 기초로 당해연도에 납부한다.

법인세뿐 아니라 소득세도 재추계한 올해 예상치(117조4000억 원)보다 내년에 10조6000억 원을 더 걷어야 한다.

부가가치세 역시 올해 재추계치(83조7000억 원)보다 내년 전망치(88조 원)가 4조3000억 원 많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경기 변동성이 커진 데다 미국 경기 침체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법인세수 회복세가 또 지연될 수 있어 변수가 될 조짐이다.

국내 경제를 뒷받침한 반도체 경기도 변수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주요 대기업도 호실적을 냈지만 최근 외국계 투자회사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겨울론’을 제시하면서 업황 부진 우려가 대두되기도 했다.

현재 한국 경제는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 부가가치세 흐름이 꺾일 가능성도 있다. 올해 2분기 민간소비는 재화 소비 부진으로 전기보다 0.2% 감소했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각각 1.2%·1.7% 축소됐다.

이런 배경에 일각에서는 내년에도 세수 오차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정부의 세수 전망은 2021년 이후 4년째 오차를 내고 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초과 세수가, 지난해에는 56조4000억 원의 세수 결손이 났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짤 때 이미 올해 세수결손 예상 규모를 반영했으며 현재로서는 내년도 세입 전망치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책연구기관과 국제기구 등에서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하는 폭에 따라 내년 세입 전망을 수정할 가능성도 열어두고는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세수재추계 현안보고에서 “11월에도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세수 추계는 상황 변화가 클 경우 재추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회 심의에서 달라진 세법 개정안 내용에 따른 세수효과를 내년도 세입 예산안에 반영해 일부 수정하는데 이때 경기 변수도 반영하는 것이다. 세법 개정안 통과 내용이 아니라 성장률 등 경제 상황을 이유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내년 세입을 수정한 사례는 2008년 금융위기 때가 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