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집행부 불출석, 의회 무시로 비칠 수 있어”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소통과 협치’ 정신으로 의회 권한 지켜내며 파행도 막아
꼬였던 도의회 정국 풀어내며 정치력 유감없이 발휘
사무처 3급 국장 직제 설치 위해 중앙과 긴밀한 협의 지속

강재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11 12:10:13

ekdm

▲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이 11일 인터뷰를 하면서 취임 초 일성으로 내세웠던 소통과 협치 정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오늘 운영위원회 여는데 (증인 범위에 포함되는 경기도지사 비서실 정무직) 다 참석하셔라 그래야지 의회의 권한도 있는 거고, 안 나오면 의회를 무시하는 경우로 비칠 수도 있는 거라고 얘기 전했고 해서 오늘 (지사) 보좌진들이 다 참석을 해서 질타받을 부분들은 받고 해야….”

40대 후반 훤칠한 키에 영화배우를 능가할 ‘꽃미남’형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이 정치력에서도 한껏 빛났다.

최근 경기도의 고양 K컬처밸리 복합개발 해약 사태에 이은 의회 운영위원회 지사 비서실 증인 출석을 놓고 충돌을 빚어온 경기도의회 여야 교섭단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의 불협화음과 파행이 잇따르면서 의회 운영에 부담을 느껴온 김 의장이 11일 ‘원스톱 압박’으로 두마리 토끼를 잡는 형국을 이뤄냈다.

운영위 증인 불출석 사태를 해결함으로써 당초 국민의힘 안대로 선(先) 민생추경안 처리와 행정사무조사 후(後) K컬처밸리 토지반환금 1524억 원을 민생추경안 처리 합의 대신에 토지반환금을 당초 민생추경안에 포함시키되 행정사무조사를 추석 이후로 미뤄 행정사무조사특위를 꾸려 따져본다는 쪽으로 큰 틀의 합의를 새로 이끌어내며 ‘일거'에 파행 사태를 해소한 것이다.

경기 도정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토지반환금 1524억 원을 이번 임시회 추경안으로 처리하는데 키를 쥐고 있는 국힘이 운영위원회 지사 비서실 인사들의 불출석으로 잔뜩 화가 나 있는 통에 원만한 운영은 애시당초 물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고 있은 상태서 ‘갈등 조정자’로서의 기지가 빛났던 것이다.

‘소통과 협치’를 앞세우되 여야를 안 가리고 정확하게 지적할 것은 지적하고 정도를 감으로써 흔들림없는 의회 운영을 해나간다는 취임 당시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다.

일각에서 4선 관록에도 도의회 수장으로서 정치력이 다소 미치지 못하지 않느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기라도 하듯 단안을 내놓으면서 관록을 뛰어넘는 정치력으로 조금도 손색이 없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자연스레 나오는 이유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스카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놓은 뒤 후반기 의정 방향과 비전을 몇 가지 들려줬다.

아울러 경기도 시흥 출신 의장으로서 시흥시에 힘이 되고 경기도에 희망이 되는 의회 정치 구현에 임기 2년, 모든 것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다음은 일문 일답.

- 후반기 의장 취임 일성으로 ‘소통과 협치’를 밝히셨는데 배경을 설명해달라.

“소통과 협치는 경기도의회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다. 후반기 의회는 협치의 구체적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제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집행부와 도의회 간의 협력 강화를 위해 ‘여야정협치위원회’를 보다 내실 있게 운영할 계획이다. 나아가 시민사회와 직능단체의 연석회의를 개최해 ‘협치의 저변’을 넓혀가겠다”

- 지방의회의 완전한 독립은 인사와 예산의 독립이 요체인데 임기중 어떤 노력을 펼치게 되는지.

“현재 지방의회의 독립은 선언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조직권과 예산권 부재는 의회의 실질적 독립을 저해하는 최대 걸림돌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치분권 발전과 제도개선 방안을 연구하는 도의회 ‘자치분권발전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할 계획이다. 도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다양한 캠페인과 토론회를 통해 여론을 형성하고 도민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사무처 직원들의 인사적체 해소와 사기진작을 위해 3급 국장 직제를 만들어야 하는데.

“경기도의회는 3급 직제 신설과 같은 제도개선 사항을 행정안전부 등 소관 중앙부처에 지속 건의하고 있다. 현재 지방의회는 조직권이 없기에 독립 기관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3급 직제 신설이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도민을 위한 더 나은 정책과 집행을 위해서는 의회의 인적 자원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그에 따른 직급체계도 제대로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은 어려움이 있지만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며 중앙부처와 긴밀히 협의할 방침이다”

- 최근 고양 K컬처밸리 행정사무조사와 관련해 경기도의회 여야 대립을 원만하게 풀어내야할 텐데.

“양당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의 의견만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양측의 입장을 충분히 듣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파적인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공익에 부합하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우선라고 본다. 조정자로서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고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하겠다”

- 2년 의장 임기 후의 모습을 그려보면 어떨까.

“아직 2년 뒤의 길에 대해서는 깊게 고심하지 않고 있다. 현재 주어진 책무와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지금 가장 집중해야 할 것은 1410만 경기도민을 대표하는 경기도의회 의장으로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한 가지, 시흥시는 나에게 삶의 터전이고 또 앞으로 살아갈 미래 그 자체다. 내 이웃이고 친구이자 가족인 시흥시민 여러분께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이 되고 싶다. 이를 위한 제1의 과제는 지금 내게 맡겨진 소임에 한 점의 아쉬움도 없도록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강재규 기자 jk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