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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급발진 의심 사고가 일어나면 자동차 제조사는 결함 조사용 자료를 정부에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결함이 인정되면 정부가 해당 차종에 무상 수리 등 시정 조치까지 명령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개정된 법안에는 소비자를 위한 정확한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24일 자동차 관련 학계 관계자들은 23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자동차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소비자 보호를 위한 핵심 내용은 빠져 있는 것으로 저평가했다.
학계 한 관계자는 “개정안을 보면 같은 종류의 자동차가 운전자 뜻과 다르게 작동해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했을 때 자동차·부품 제조사가 정부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차량 결함을 추정하도록 한 것까지는 좋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 다음이 가장 중요한데, 차량 결함이 인정되면 무상으로 부품교체나 리콜조치를 하는 것으로 끝인데 과연 무엇이 어떻게 바뀐 것인지 찾아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입증 자료를 제출하는 쪽은 전문가이고 급발진으로 피해당한 소비자는 비전문가”라며 “고도의 기술력으로 제조된 자동차의 결함을 비전문가인 일반소비자가 입증한 자료를 보고 사고의 원인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17년 관련 법안이 개정된 뒤 자동차 급발진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제조사가 책임을 진 것은 단 한 차례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에도 소비자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변화된 부분이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국토부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확실히 결함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고 상황에서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자료를 빼고 제출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정부가 조사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차량에 결함이 있다고 인정되면 제조사에 리콜 명령을 내릴 수 있고 이에 따르지 않는 제조사에 과징금 부과도 가능하다는 게 국토부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급발진 사고 발생 시 제조사가 자료를 제출하면 거기서 끝나기 때문에 자료 제출의 의미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또 “제조물책임법 등에 단서 조항으로 자동차 사고 발생 시 블랙박스 영상과 사고기록장치의 자료가 상이한 사건의 경우, 자동차 제조사도 책임감을 갖고 원인 파악에 협조한다는 조항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그 부분이 빠져 있어 실제로 소비자가 피해를 당했을 때 돌아오는 건 리콜 조치뿐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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