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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투자한 외국 기업의 절반 이상이 한국의 전반적인 노동시장이 경직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노동시장이 유연하다고 생각하는 기업은 10곳 중 1곳에 불과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1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종업원 100인 이상 제조업 주한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 53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노동시장 인식조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협에 따르면 9%의 외투기업들은 한국의 노동시장이 매우 경직적이라고 응답했다. ‘경직적’이라는 응답도 44%에 달했다. 53%의 외투 기업들이 한국의 노동시장에 대해 경직적이라는 평가를 내린 셈이다. 한국의 노동시장이 유연하다는 응답은 9%에 불과했다.
이에 외투기업들은 외국인 투자 촉진을 위해 국회와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노동 분야 개선 과제로 근로시간·해고 등 규제 완화를 통한 ‘노동유연성 제고’(43%)를 가장 많이 주문했다. 이 외에도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등 노사 균형을 위한 노조법 개선(19%), 파견·기간제 규제 완화 등 다양한 고용 형태 활성화(15%) 등을 꼽았다.
외투기업들은 미국·일본·독일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노동규제 수준을 묻는 질문에 47%의 외투기업이 한국의 규제 수준이 높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노동규제 수준이 낮다는 응답 비중은 13%에 그쳤다.
또 한국의 전반적인 노사관계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3%는 ‘대립적’이라고 평가했다. ‘협력적’이라고 응답한 기업 비준은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노사 갈등 수준이 높다고 평가하는 외투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한편 외투기업들은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이 G5 국가(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 수준으로 개선될 경우 투자 규모를 평균 13.9%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한경협은 이 투자 규모가 산술적으로 27억1000만 달러 규모라고 설명했다.
한경협은 “경직적인 고용조정·근로시간 규제와 투쟁적인 노사관계가 외투기업의 인력 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이는 우리나라의 투자 매력도를 저하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도 “한국의 경직적인 노동시장과 대립적인 노사 관계는 그동안 외국인투자 유치에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라며 “근로시간·해고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노동경직성을 해소하고 산업현장의 노사갈등을 크게 부추길 수 있는 노조법 개정안 등의 입법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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