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범뼈 관절염 약술’ 등 미검증 건강식품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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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마케팅 온라인 플랫폼서 버젓이 판매

곽수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5 16:26:01

▲ 중국 온라인 대리구매 사이트에서 북한산 범뼈주 예약 주문을 받고 있다. 중국 웨이보 마케팅 플랫폼

‘범뼈 관절염 약술’(호골주)과 ‘조선곰열’(웅담) 등 미검증된 불법 북한 건강식품이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의 대북제재 수위가 높아지면서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 수단으로 북한산 식의약품과 건강 보조 식품을 해외로 판매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낮은 원가로 생산해 높은 가격으로 팔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중국 웨이보 마케팅 플랫폼에 ‘평양동물원제약공장 조선범뼈주’라는 제목의 상품이 예약주문 형태로 판매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판매자는 북한과 접경 지역에 있는 중국 랴오닝성 사람으로 수년간 북한의 신의주와 평양을 오가며 무역 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제품설명란에 “‘범뼈 관절염 약술’은 북한의 국영 제약공장인 도성약품공장에서 전통기술로 양조된 정품”이라며 “한 병당 가격은 200위안(약 3만 7894원)”이라고 했다. 해당 술은 24병을 한 번에 구매하면 병당 180위안, 40병은 170위안의 가격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판매자는 이어 “범뼈 관절염 약술의 도수는 42도이며 진통 효과가 있어 류머티즘 관절염과 각종 신경통에 효과가 있다”며 “호골주 복용량은 회당 8~10mL, 1일 3회 경구 투여를 권한다”고 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도 4일 중국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북한산 범뼈주가 판매되고 있는 사실을 보도했다. NK뉴스는 “호랑이 뼈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범골주가 힘과 활력을 강화하고 건강한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정력제로 선전되고 있다”며 “생산자가 성분이 불명확한 술을 범골주로 속여 판매하는 것이 북한에서 잘 알려진 사기 수법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범골주에 실제로 호랑이 뼈 등 멸종위기 동물의 신체 부위가 첨가됐는지 여부는 증명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관절염 치료에 효과적인 대체 의약품처럼 홍보돼 판매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2016년 한국 식품안전의약처가 라오스 등 동남아 지역에서 시판 중인 북한산 식의약품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인체에 치명적인 중금속인 수은·비소·납이 기준치 대비 20만 배 이상 발견됐다. 당시 거론된 약제품으로는 혈압 강하제로 선전한 ‘안궁우환황’, 진정 효과가 있다는 ‘우황청심환’, 발기부전 치료제로 홍보한 ‘양춘삼록’ ‘양게론’ 등이 있다.

이 같은 북한의 불법 건강식품 판매는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의 착취 가능성과 야생 동물 밀매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멸종위기종 국제거래에 대한 협약(CITES) 회원국인 중국은 호랑이뼈 술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 해관도 2019년 5월 접경 도시 단둥에서 웅담 11병, 북한산 호골주 11병, 녹용주 1병을 압수했음을 발표하며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따라 웅담과 호랑이뼈 제품은 특히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곽수연 기자 sykwa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