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태사령관 “韓 핵잠 도입 필요시 고려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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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히캄기지서 한국 언론과 취임 후 첫 인터뷰
“한국 SSN 도입 고려할 수 있어… 추가 발언 어려워”
‘핵 기반 동맹’ 격상 베이스로 SSN 도입 추진 목소리↑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4 15:42:25

▲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캠프 H. M. 스미스의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방문, 새뮤얼 퍼파로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관 등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호필 합참차장·장호진 국가안보실장·조태열 외교부 장관·윤 대통령·새뮤얼 퍼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찰스 플린 미국 태평양육군사령관. 하와이=연합뉴스

사무엘 파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대장)이 대한민국 전략 핵잠수함(SSN) 도입에 대해 “필요하다면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지속적인 도발이 한반도와 인·태 지역의 안보를 위협에 한국 SSN 도입이 외교·안보 가에서 새로운 화두로 주목을 받아왔다. 이에 중국·북한을 포함해 인·태 작전에 전권을 가진 인·태사령관이 처음으로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14일 국방부에 따르면 파파로 인·태사령관은 11일(현지시간) 미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한국 국방부 기자단과 만나 5월3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태사령부는 미국의 6개 지역별 통합전투사령부 중 하나로, 한반도와 주한·미군을 포함한 인·태 지역의 안보를 책임지고 있다. 특히 파파로 사령관은 미국의 확장억제 전략을 한반도에 적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는데, SSN 도입도 이 같은 확장억제 전략에 포함된다.

파파로 사령관은 이날 북한 핵 능력 고도화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우리 모두 북한의 비핵화를 바라고 있다”며 “북한에서 진행되는 핵 고도화는 모두에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염려했다. 이어 “잠수함전(戰) 관점에서 볼 때 우리의 역량을 결합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동맹국이자 파트너로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SSN 도입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 파파로 사령관은 “잠수함 작전을 분석한 결과 그것을(한국의 SSN 도입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는 것을) 믿게 된다면 앞으로 추진해 볼 수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이와 관련된 추가적인 발언을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파파로 사령관은 “우리는 한국과 동등하고 전략적인 파트너로서 정부 차원의 핵협의그룹(NCG)을 출범했다”며 “NCG를 통해 북한 핵 이슈에 대한 전략적 방안을 찾기 위해 비밀리에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장선상에서 파파로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인·태사령부를 방문한 데 대해 “(미국 워싱턴DC를 향하는 길에) 하와이를 경유하는 건 매우 전략적인 방문”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러·북 정상 간 만남에 대해 함께 우려하면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한미동맹 중요성 등에 관해 윤 대통령과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SSN ‘북한 핵 위협 심화’에 2차 타격 능력

SSN으로 갖출 수 있어… ‘핵 억제력’ 강화 ‘핵심’

3000~4000톤급, SMR 탑재 원자로 보유 예상

한미동맹 하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에서 미국은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북한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SSN 개발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 핵잠수함 도입도 그 목적으로 고려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국내 SSN 도입을 언급하지만, 이는 미국의 SSN 전개보다 훨씬 복잡한 단계를 필요로 하고 있다.

SSN 도입을 위해서는 핵연료 확보·잠수함 원자로 설계 및 제작 기술 확보·고성능 소나 제작과 방사소음 감소 기술·잠수함 내부 대기 관리 기술·특수 지원시설 확보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특히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미국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 해당 협정에 따라 한국은 핵연료를 농축하거나 재처리하려면 미국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높은 비용과 운용 유지비용을 고려할 때 한반도 미국 SSN 도입 시나리오가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 미국 오하이오 급 전략 핵잠수함(SSBN)인 켄터키 함이 지난해 7월18일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이는 1981년 이후 42년 만에 SSBN이 한국에 기항한 사례로 켄터키 함의 입항은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됐다.

한편 SSN은 뛰어난 은밀성과 생존성을 갖추고 있어 적의 공격으로부터 잘 탐지되거나 파괴되지 않으며 적국이 선제공격을 감행하기 전에 심각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된다. 또한 핵 공격의 위협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 등 주요 군사 강국들은 모두 전략핵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핵억제 전략의 핵심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차 핵 공격 능력을 제공을 통한 북한 핵 억제 능력 강화 △핵 억제력 강화를 통한 동북아 지역 안정 유지 및 평화 상태에 기여 등을 이유로 SSN 도입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3000~4000t급 급 잠수함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은데, 70MW급 소형 모듈원전(SMR)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잠수함 발사 순항미사일(SSM)과 같은 정밀 유도무기가 탑재될 예정이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