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제74주년 尹 “한·미·일 3국 협력으로 러·북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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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부산서 전쟁 발발 74주년 기념식 참석한 尹
부산서 美 핵 추진 항공모함 승선하며 ‘한·미·일 동맹 강화’
‘강력 대북 메시지’ 철통 안보·군사 협력으로 방어 태세 ‘굳건’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26 10:47:28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5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6·25전쟁 74주년 행사에서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6·25전쟁 제74주년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하면서 북한에 강력하게 경고하면서 러·북 군사협력 무력화를 암시했다. 윤 대통령이 6·25전쟁 행사에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전날 윤 대통령은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개최된 6·25전쟁 74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서울에서 열리던 이번 행사는 올해 처음으로 대구에서 개최했다. 전시 임시수도로서의 상징성과 6·25 격전지가 다수 소재한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낙동강 방어선의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대구 일대에서는 왜관 전투·대구 공습·팔공산 전투·백마고지 전투·지평리 전투·죽미령 전투 등이 일어났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 앞서 6·25전쟁 당시 수류탄으로 적 전차를 파괴한 고(故) 정정태 하사와 1950년 노량진 전투 당시 아군 진영에 잠입해 활동하던 간첩을 체포한 고(故) 구남태 상병의 유족에게 무공훈장을 직접 수여했다. 행사에는 6·25전쟁 참전유공자·정부 주요 인사 및 군 주요 직위자·주한 유엔 참전국 외교사절·국회의원·일반 시민 등 1300여 명이 참석했다.

러시아·북한 군사 협력 조약 체결을 강하게 규탄한 윤 대통령은 “역사의 진보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북한은 퇴행의 길을 고집하며 지구상의 마지막 동토로 남아 있다”며 “주민의 참혹한 삶을 외면하고 동포들의 인권을 잔인하게 탄압하면서 정권의 안위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6·25전쟁 74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북한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여전히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여 끊임없이 도발을 획책하고 있다”며 “최근 오물 풍선 살포와 같이 비열하고 비이성적인 도발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맺은 ‘포괄·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관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군사·경제 협력 강화마저 약속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역사의 진보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이 아닐 수 없다”며 “정부는 북한 도발과 위협에 맞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우리 국민의 삶을 든든하게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힘에 의한 평화’를 다시 한번 강조한 윤 대통령은 “70주년을 맞아 더욱 굳건하고 강력해진 한미동맹을 토대로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하여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더욱 단단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평화는 말로만 지키는 것이 아니다. 강력한 힘과 철벽 안보태세야말로 나라와 국민을 지키고 이 땅에 진정한 평화를 이룩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더 강해지고 하나로 똘똘 뭉치면 자유와 번영의 통일 대한민국도, 결코 먼 미래만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6·25 전쟁 참전 용사들을 향한 사의도 표했다. 윤 대통령은 “구국의 일념으로 포화 속으로 뛰어드신 참전용사 여러분께 경의를 표하며 오랜 세월 아픔을 안고 살아오신 유가족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6·25 전쟁에 “모두가 잠든 새벽 북한 공산군의 기습 남침으로 3일 만에 수도 서울이 함락됐고 온 국토가 폐허가 됐다”며 “북한 정권이, 적화통일의 야욕에 사로잡혀 일으킨 돌이킬 수 없는 참극”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구 “전쟁 초기 33일 동안 임시수도로서 대한민국을 지탱했던 곳”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미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며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우리 동맹으로 어떠한 적도 물리쳐 승리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 항공모함을 방문, 격납고에서 한·미장병들에게 격려의 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6·25 기념식에 부산 美 핵 항모 탑승

尹 ‘워싱턴선언 계승·힘에 의한 평화’ 강조

“강력 확장억제 美 철통 방위 공약 상징”

아울러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선 세 번째 미 핵항공모함 승선으로 한미동맹을 통한 대북 억제 강화 의지를 부각하기도 했다. 이번 6·25전쟁 기념행사는 전쟁의 전환점이 된 다부동·영천·포항 전투 등 대구·경북지역 전투를 집중 조명하고 대통령이 직접 지방 거주 참전유공자를 찾아가 감사를 전하기 위해 대구에서 개최됐다.

한·미·일 3국이 북핵·미사일 위협 억제와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프리덤 에지 훈련(Freedom Edge)을 함께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국 협력’이 ‘한미동맹’ 외 또 다른 강력한 대북 억제 수단이 될 것으로 자신했다. 이의 의의를 더하기 위해 윤 대통령은 부산으로 자리를 옮겨 루즈벨트 항공모함에 탑승했다. 명실공히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루즈벨트 항공모함’에는 항공기 90여 대 탑재가 가능하다. 항공모함 외에도 순양함 ‘1~2척’ ‘구축함 2~3척’이 함께 해 항공모함에 대함·대공·대잠수함 방어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핵추진잠수함 1~2척도 같이 움직인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루즈벨트 항모 방한은 지난해 4월, 저와 바이든 대통령이 채택한 ‘워싱턴선언’ 이행 조치”라며 “강력한 확장억제를 포함한 미국의 철통 같은 대한 방위공약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미·일 3국 최초의 다 영역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 참가를 위해 출항을 직접 언급한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과 함께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하며 러·북 군사협력 움직임을 무력화시킬 수 있음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이 루스벨트함에 승선하자, 대통령의 승함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고, 이후 임무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의 옷을 입은 영송병의 구령과 함께 300여 명의 한미 장병이 큰 환호성으로 대통령을 맞았다. 윤 대통령은 군 주요 직위자와 함께 항공기 이동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비행갑판으로 이동, 비행갑판에서 크리스토퍼 알렉산더 제9 항모강습단장으로부터 항모의 주력 전투기인 FA-18을 비롯한 각종 장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