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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김여정이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살포’를 막기 위해 ‘법이라도 만들라’고 담화를 발표하자 6개월 만인 12월14일 남북전단금지법이 당시 여당에 의해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됐습니다. 이번 세미나에는 각 분야 최고의 학자 및 전문가들이 토론자로 참석했습니다. 지금까지 나타난 대북전단금지법의 문제점을 밝히고 합리적인 대안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한 주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한 대북전단금지법 개정’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태영호 의원과 글로벌외교안보포럼·통일준비국민포럼이 공동으로 11일 국회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는 2020년 12월 통과된 대북전단금지법의 법적 문제점을 파헤치고 북한 주민의 헌법적 권리인 알권리와 남한 주민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대북전단금지법 개정 방안의 필요성 등이 집중 논의됐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송인호 한동대학교 대학원장은 대북전단금지법의 문제점을 법조문 분석을 통해 자세히 지적하고 헌법적 기본권을 보장하는 개선 방안들을 제시했다.
송 원장은 “2020년 12월29일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전단 등 살포행위가 금지되고 위반행위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처벌조항 제24조 제1항 제3호가 신설됐다”며 발제를 시작했다.
이어서 “신설된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제24조 제1항·제25조 벌칙 조항에 따르면 전단 등을 살포한 것만으로는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전단 등을 살포했더라도 국민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지 않거나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키지 않으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단 등의 살포로 인한 그동안의 사안을 보면 위험 발생은 전적으로 북한 당국의 적대적인 행동의 유무·정도에 달려 있었다. 제삼자인 북한 당국의 판단과 행동에 사실상 전적으로 좌우된다는 점에서 죄형법정주의(명확성의 원칙)·책임주의·범죄 성립의 인과관계 측면에서 문제라고 볼 수 있다”며 “대북전단금지법 개정 시 접경주민의 생명·신체의 안전 보호·북한 주민의 알권리·남한 주민의 표현의 자유 등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헌법적 가치의 측면에서 조화시킬 수 있는 세밀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패널로 나온 박수유 채널A 기자는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정부의 주장을 인정한다”면서도 이를 법적으로 막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 당국이 장마당 세대를 통제하기 위해 제정한 ‘3대 악법(한국 영상물 유포자 사형법)’을 근거로 대북 전단 효용성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박 기자는 “북한 청년세대를 겨냥해 정권에 의해 통제된 정보가 아닌 사실에 근거한 대북 정보를 꾸준히 유입시킨다면 개혁을 추동할 수 있는 촉진제로 가능할 수 있다. 자극적인 영상물이 아닌 남한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 유입은 북한 주민의 알권리뿐만 아니라 의식의 변화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대북전단금지법 개정에 관한 통일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교류 협력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한 대북 지원이 아닌 북한의 변화 추동·창의적 협력 방안을 찾는 것이라며 북한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교류 협력 업무를 정보 유입에 활용하는 등 다양한 고민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토론을 맡은 북한 출신 이영현 법무법인 이래 변호사는 “대북전단금지법은 출생 자체가 잘못됐다. 입법까지 필요하지 않았다. 경위를 보면 2020년 6월4일 ‘김여정’의 대북 전단 살포 금지 관련 제도라는 말 한마디로 법 개정이 긴급 브리핑을 통해서 추진됐다”며 토론을 시작했다.
그는 이어 “이 법은 헌법의 표현의 자유·헌법 제헌·행복 주권에 대한 침해에 해당하므로 법에 저촉된다”며 “처벌법에 있어 국민에게 어떤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과태료 등 행정벌을 부과하는 것은 과잉 법이라는 송 원장의 지적에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주연종 통일준비국민포럼 정책실장은 토론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은 김여정의 요청으로 시작됐다. 이른바 김여정 하명법으로 불리는 이 법은 우리 법체계의 과잉금지원칙 죄형법정주의 원칙을 위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유지에 관한 부분에 위반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발표자들의 제안대로 이 법은 개정되거나 폐지됨으로써 헌법상에 명시된 통일·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법 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남성 광운대학교 한반도 메타버스연구원 연구실장은 “이 법 관련 주제에 대해 당시 주요 언론사들은 금기시하기도 했다. 정부가 주장하는 접경지역 사람들의 안전 관련 문제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문재인정부 때에만 문제가 됐다. 이 법은 북한에만 큰 문제가 된다”며 “대북 전단은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적극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여정 하명법’이라는 이 법은 ‘누구를 위한 법’이냐에 대한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북한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대북심리전이다. 대북전단금지법이 북한을 위한 법이냐는 일부 단체들의 주장에 선뜻 답할 수 없는 이유다.
20년 전에 탈북한 조민희 중원대학교 교수는 “북한 정부는 왜곡되고 선별적인 정보를 선택해 국민에게 주입한다. 대북 전단은 북한 주민의 알권리 보장뿐만 아니라 정보가 통제된 북한에 외부 세계의 실상을 알리는 통로가 돼야 한다”며 대북전단금지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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