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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우연히 세종로에서 오존층 전문가로 유명한 인도인 라젠드라 셴데(Rajendra Shende) 당시 유엔환경계획(UNEP) 파리지부장을 만났다. 그가 묵고 있는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함께하며 “위하여!”라는 그의 깜짝 한국어 건배사에 놀란 적이 있다.
건배사라면 선배들과 함께한 회식 자리에서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앓고 죽자)’를 듣고 한참 웃은 적이 있다. 최근에는 ‘따삐빠(따지지 말고·삐지지 말고·빠지지 말자)’라는 재미있는 건배사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친구 다지기에 필요한 요소를 담은 건배사라고 한다.
‘지다’의 기능은 다양하다. ①‘해가 지다’처럼 동사로 쓰인다. ②‘만들어지다’처럼 본용언 ‘만들다’의 보조동사로 쓰인다. ③‘천년만년 살고 지고’처럼 본용언 ‘살다’의 보조형용사로 쓰인다. ③‘값지다’처럼 명사와 결합되는 접미사로 쓰인다. 그러나 다지다·따지다·삐지다·빠지다는 모두 ‘지다’가 포함돼 있지만 복합어가 아니다. 모두 분리가 불가능한 단일어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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