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0.2% 역성장… 내수·순수출 감소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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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 0.2%, 건설투자 1.1%, 설비투자 2.1% 줄줄이 감소해
수출도 0.9% 그치며 증가 폭 축소… 내수·순수출 기여도 –0.1%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5 12:14:39

▲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분기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 경제가 1년 6개월 만에 역성장했다. 내수와 수출입 모두 부진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1%를 넘어서며 예상 밖 선전했던 게 기저효과로 발목을 잡았으나 민간 소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수출 증가율도 크게 꺾였다. 하반기 내수 및 순수출 지속 개선으로 연간 GDP 성장률 2.5%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나 체감경기 회복까진 시차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1분기 1.3% 증가에서 역성장으로 전환됐다. 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0.2% 감소했다. 1분기 0.7% 증가에서 크게 줄었다. 교육 등 서비스 소비가 증가했으나 승용차와 의류 등 재화소비가 부진했던 게 영향을 미쳤다. 정부소비는 0.7% 증가했으나 전분기(0.8%) 대비 성장세는 다소 꺾였다.

투자도 건설·설비에서 모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1분기 3.3% 늘어 성장을 주도한 건설투자는 2분기엔 주거용 건물 건설과 토목 건설이 감소하면서 –1.1%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줄면서 2.1% 감소했다.

수출·수입도 부진했다. 수출은 자동차·화학제품을 중심으로 0.9% 늘었으나 원유·석유제품 등을 위주로 불어난 수입의 증가율(1.2%)이 수출을 웃돌았다. 수출 증가율도 1분기(1.8%)와 비교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부문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내수와 순수출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내수는 0.1%p를 기록했다. 민간소비 –0.1%p, 건설투자 –0.2%p, 설비투자 –0.2%p 등 대부분의 항목이 부진했던 결과다. 순수출 성장기여도도 –0.1%p였다. 수출이 성장률을 0.4%p 기록했으나 수입은 0.5% 하락했다. 제고 등(0.3%p)·정부소비(0.1%p) 등이 플러스(+)로 나타내며 성장률 하락을 방어했다.

국내 생산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2분기 1.3% 감소하며 실질 GDP 성장률을 크게 밑돌았다. 교역조건 악화로 무역손익이 손해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하반기 내수 회복 예상되나 체감경기 개선까진 시차 필요”

2분기 GDP 성장률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한국은행은 당초 세운 연간 GDP 성장률인 2.5%를 달성하는 데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올 상반기 국내 GDP 성장률은 2.8%(전년동기 대비)로 2022년 상반기(3.2%) 이후 반기 기준 가장 높았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상반기 성장률은 조사국 전망 2.9%와 큰 차이가 안 나고 조사국에서 하반기 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 상반기 2.8%, 하반기 2.2% 성장하면 연간 성장률은 2.5%가 산술적으로 나와 연간 전망치에 부합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내수도 하반기 들어 개선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 성장을 제약했던 고물가·고금리 요인이 하반기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투자 여력 확대로 설비투자 회복에 대한 기대도 크다.

신 국장은 “(내수가) 부진을 이어가고 있으나 작년 하반기와 올 상반기를 비교하면 조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까지 내수의 흐름을 예상해 보면 내수를 제약했던 고물가·고금리 요인들이 하반기로 갈수록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설비투자 같은 경우엔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고 특히 IT 경기가 계속 좋은 상황이 이어지고 기업들의 영업실적도 좋아지면서 기업의 투자 여력들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 내수 부분이 부진을 완전히 벗어나고 강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세를 보일 것이다”고 예상했다.

순수출(수출-수입) 개선도 예상했다. 수출 증가율이 수입 증가율을 지속 웃돌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다만 수출 증가율이 계속해서 가파르게 상승하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신 국장은 “수출은 일단 증가세가 계속되고 증가율이 낮아지긴 하겠지만 수출 증가율이 전반적으로 수입 증가율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IT 경기 호조라든지 최근 석유화학·자동차도 계속 괜찮은 상황이라서 수출이 전반적으로 계속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도 수입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수출 증가율을 넘어설 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다”며 “순수출 기여도는 대체로 플러스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4개 분기 연속 수출과 수입 증가율의 갭이 커서 하반기 순수출 기여도는 수출·수입 증가율의 갭이 줄면서 기여도가 플러스를 유지하겠지만 그 폭은 조금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민간소비가 개선된다고 해서 체감 경기가 바로 좋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체감 경기에 영향을 주는 건설경기가 하반기에도 안 좋고 고물가·고금리 여부가 아직 불확실해서다.

신 국장은 “체감 경기는 건설경기와 민간소비가 영향을 많이 주는데 민간소비 회복 속도가 전반적으로 더디고 건설경기도 하반기 계속 안 좋을 것으로 보여 하반기 내수가 개선세를 보이더라도 그게 체감 경기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체감 경기가 좋아지려면 수출이 계속 좋으면서 그게 내수 쪽으로 파급돼야 하고 그동안 체감 경기를 제약했던 고물가·고금리 요인도 완화돼야 한다”면서도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물가라든지 건설경기라든지 이런 게 더 영향을 많이 줘서 하반기 (내수가) 개선된다고 해서 바로 체감 경기가 좋기는 어려울 것 같고 좀 더 시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