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사태’ 중소 판매사 줄도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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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 본사, 소비자 수백 명 몰려 환불 요청
티몬에도 피해자 몰렸지만, 티몬 측 ‘무대응’
정산 지연 사태 피해액, 최소 1000억 원 추정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5 13:03:37

▲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해 고객들이 환불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큐텐의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소비자 환불 지연 사태로 이어지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티몬·위메프에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잇따르고 판매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셀러들은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다. 결제대행(PG)업체들도 티몬의 신용카드 결제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큐텐은 싱가포르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다.

25일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는 환불받기 위해 온 위메프 소비자 수백 명과 티몬으로부터 환불을 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수십 명이 모였다.

전날부터 이날 자정까지 현장을 지키고 있던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500명 정도 몰렸는데 현재까지 400명 정도 환급이 진행됐다”며 “우선 여행 상품부터 처리하고 다른 상품들도 순차 환급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장에는 티몬에 환불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몰렸지만 위메프는 티몬 환불은 처리하지 않았다.

티몬 본사는 어제부터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정산 지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피해자들이 티몬 본사에 몰려들고 있지만, 티몬 측은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티몬에서 1000만 원의 여행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 A씨는 본사 앞에 찾아와 환불 절차가 아예 막혀버려 환불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티몬 본사 앞을 찾아온 상품권 판매업자 이 씨도 최근 미지급된 정산액이 1억 원에 달한다며 불안함을 호소했다.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중소 판매자들의 줄도산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위메프와 티몬 등 큐텐그룹 계열사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파트너사는 모두 6만 곳으로 이들 3개사의 연간 거래액은 2022년 기준 6조9000억 원에 이른다. 지난달 기준 위메프와 티몬 결제액이 각각 3082억 원과 8398억 원이라는 집계도 있어, 이번 정산 지연 사태의 피해액은 최소 1000억 원대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6만 곳 가운데 상당수가 중소 판매자다. 대부분 자금 사정이 열악해 판매대금 정산이 제때 이뤄져야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곳들이다. 하지만 판매대금 정산이 지연되면서 영세 판매자를 중심으로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했다.

전체 미정산 금액을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판매자에 따라 이달에만 최소 2000만 원에서 많게는 70억 원까지 물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중소 셀러들은 회사 측에 내용 증명을 보내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또 KG이니시스·NHN KCP·토스페이먼츠 등 결제대행(PG) 업체들이 전날 티몬의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까지 중단하면서 사태는 악화되고 있다. 티몬 측이 판매자들에게 미지급 대금을 정산하고 환불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돈을 돌려주기 위해서는 당장 현금이 필요한데 신용카드 거래 중지로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위메프 본사 1층에서 위메프 뿐만아니라 티몬의 정산 지연 사태에 대해 “소비자 환불자금을 충분히 준비해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며 “티몬과 위메프를 합쳐 판매사에 돌려줘야 할 미정산 대금은 큐텐 차원에서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