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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출장 조사에 대해서 이원석 검찰총장이 진상을 파악하라고 지시한 지 하루 만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반기를 들었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23일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대검 감찰부의 진상 파악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대검에 전달했다. 김 여사 수사가 끝날 때까지 협조를 못 하겠다는 것이다.
김 여사 조사 장소와 보고 시점을 놓고 이 총장과 이 지검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양새다. 검찰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휘부의 갈등이 검찰 신뢰를 훼손할까 걱정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지검장은 이날 오후 대검에 “검찰총장에게 김 여사의 조사 경위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대검 감찰부의 추가적인 진상 파악이 진행될 경우 수사팀 동요로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관련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진상 파악을 미뤄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 지검장은 대검 감찰부장의 면담 요청도 거절한 걸로 파악됐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서울 종로구 창성동 대통령 경호처의 보안청사에서 김 여사를 불러 도이치모터스 의혹 및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조사했다.
하지만 조사가 거의 끝날 무렵에서야 검찰총장에게 보고가 이뤄져 '총장 패싱' 논란이 일었다. 이 총장은 대통령 경호처 건물에서 조사한 데 대해 수사팀을 크게 질책하며 대검 감찰부에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이 총장은 “법 앞에 예외, 특혜, 성역은 없다”며 수사팀에 여러 차례 검찰 소환 조사 원칙을 강조해왔다. 이에 반발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소속 김경목 부부장검사는 사표를 제출했다. 수사팀 내부에선 ‘열심히 했는데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느냐’는 등의 반발이 나왔던 걸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검은 현재 진상 파악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 중이며 진상 파악 절차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팀 검사가 진상 파악에 반발하며 사표를 낸 데 이어 이 지검장도 반기를 들면서 이 총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총장은 26일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상태다.
검찰 내부적으로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원석 총장이 김 부부장 검사의 사표가 올라오면 반려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더 이상의 갈등을 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수습 쪽에 무게를 둔 것이다. 이 총장은 감찰이 아니라 진상 파악을 하라고 했을 뿐이라며 평검사에게 책임을 물을 생각이 없음을 주변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김건희 여사 사건의 처분을 둘러싸고 본격적인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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