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해외 투자개발사업 활성화 방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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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도급사업 중심 수주… 수익성 더 높아
2030년까지 ‘100억 불 수주·4대 강국 도약’
K-스마트 신도시 수출 1호 ‘越 동남신도시’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3 12:28:45

▲ 대우건설이 베트남 하노이에 조성 중인 한국형 신도시 ‘스타레이크 시티’(1단계 준공 2단계 진행) 전경. 정부는 23일 ‘해외 투자개발사업 활성화 방안’을 통해 ‘박닌성 동남신도시’를 ‘K-스마트 신도시’ 수출 1호 프로젝트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노이=연합뉴스

정부가 그간 도급사업 수주가 대부분이던 해외 건설시장에서 수익성이 더 큰 투자개발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내놨다. 정책·금융 지원과 민관협력 등을 통해 2030년까지 ‘100억 달러 수주’와 ‘4대 강국 도약’이 목표다.

국토교통부는 23일 오전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해외 건설산업을 고부가가치화하고 건설 전(全) 분야 묶음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이러한 내용의 ‘해외 투자개발사업 활성화 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최근 해외 건설시장은 기반시설(인프라) 신·증설이나 주택·도시개발 수요가 꾸준한 증가세인 가운데 국가 재정 부담이 적은 민간투자 유치를 통한 투자개발사업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그간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는 도급사업 중심(2019~2023년 수주 비중 94.7%)이었다. 업계에서는 도급사업(약 3~5%)보다 투자개발사업(10% 이상) 수익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도급사업과 달리 투자개발사업은 수주 시 사업 시행자로서 사업 기획·개발을 비롯해 금융조달 및 시공·운영·관리 등 모든 사업단계를 수주하는 게 가능해 전·후방 파급효과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마련된 해외 투자개발사업 활성화 방안의 주요 내용은 우선 ‘민관협력 거버넌스 확립’이다. 정부가 전략 국가·프로젝트를 선정하고 매년 투자개발사업 지원계획을 새로 마련한다.

또 높은 대외 신인도와 대정부 협상력을 가진 공공기관이 선도 투자자로 참여하는 등 역할을 강화한다. 철도·도로·공항·주택 등 전문 공공기관이 민관합동 전략을 수립하고 유망국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설계·자문·노하우 등을 지원한다. 예컨대 철도사업은 철도공단·코레일이 각각 건설·운영을 맡아 엔지니어링(ENG)사·철도차량기업·시스템장비 업체 등 민간과 동반 진출하는 식이다.

공공기관의 해외 투자개발사업 참여 촉진을 위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는 등의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투자개발 전문기관인 해외인프라도시개발공사(KIND)의 기업 지원 기능도 강화한다. 우리 기업의 사업주도권 확보를 위해 KIND의 지분투자 비중을 확대(최대 30%→50%)하고 대주주로서 참여(현재 불허)와 KIND의 지분 인수도 허용한다.

대규모 금융이 필요한 사업 특성을 고려해 정부의 유·무상 공적개발원조(ODA)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연계 등을 정책 패키지로 지원한다. 업계의 장기투자 부담 완화와 수익성 향상을 꾀한다는 취지다.

업계의 해외 플랜트·인프라·스마트시티(PIS) 투자개발사업 진출을 지원하는 PIS 2단계 펀드(총 1조1000억 원 규모)를 신규 조성하고 수출입은행의 대출·보증 등 정책금융 지원도 병행한다. 사업 초기부터 리스크에 대한 조사·검증 지원 등도 추진한다.

이러한 패키지 지원 대상 사업 발굴과 ODA 연계 방안 등을 논의할 실무기관 간 협의체(‘ODA-PPP’ 협의체)가 새로 구성돼 연내 시범사업 선정을 추진한다. 코이카(무상 ODA), 수출입은행(유상 ODA·수출금융), KIND(투자사업·PIS펀드) 등이 참여한다.

정부 대 정부(G2G) 협력을 기반으로 민관 공동사업을 진행하는 ‘도시성장 동반자 프로그램(Urban Growth Partnership Program·UGPP)’도 추진된다. 장기간·대규모 특성을 고려해 전문 공공기관이 디벨로퍼로서 먼저 사업을 발굴하고 민간기업이 지분을 투자하거나 공사를 수주하는 방식이다.

이후 공공기관이 개발부터 준공·입주까지 민간기업을 지속 지원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성과로 꼽히는 판교 신도시 규모의 베트남 ‘박닌성 동남신도시’를 ‘K-스마트 신도시’ 수출 1호 프로젝트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 밖에 ‘민간기업 투자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시공능력평가에 해외 투자개발사업 실적을 포함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인도네시아·케냐·페루 등 7개 거점국에 설치된 해외인프라협력센터에 투자개발사업 지원 기능을 부여해 제반 활동을 지원한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우리 기업의 글로벌 역량에 걸맞게 고부가가치 상위시장인 투자개발사업 분야로 진출을 확대할 시점”이라며 “민관이 함께하는 선단형 수주를 통해 K-신도시 수출 등을 활성화하고, 국정과제인 2027년 해외건설 수주 500억 달러 달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