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 의원, 심재돈 당협위원장 공천권 ‘갑질’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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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의회 원 구성 파행은 국민의힘 내부 ‘탓’
민주적 정치보다 위원장이 흔드는 힘 거세다
의장직 후반기 욕심논란… 밀실정치 거센 반발

김양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21 02:48:29

▲ 최훈 인천동구의회 의원(국힘)이 기자회견을 통해 심재돈 국힘 당협위원장에게 인천동구의회후반기 원구성 파행의 책임을 제기하고 있다. 김양훈 기자

지렁이도 밟으면 굼틀한다는 속담은 약자에 대한 배려다. 하지만 권력에 취한 정치권은 급은 달라도 지역 풀뿌리까지 파고들어 ‘양육강식’ 서열 다툼이 비일비재하다. 지역구 당협위원장들은 주민이 뽑은 구의원을 자신의 하수인으로 치부하고 있다는 반발이 일고 있다.

인천광역 동구 지역에서 선출직 구의원이 공천권을 쥔 위원장을 상대로 맞서 싸우는 일이 벌어져 지역 사회에 후폭풍이 일고 있다. 그 당사자는 인천시 동구의회 최훈 의원으로 동구의회 원 구성 과정에서 심재돈 당협위원장이 개입했다고 19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훈 구의원(국힘)에 따르면 “인천시 동구의회 원 구성 파행은 심재돈 동구·미추홀구갑 당협위원장이 공천권을 빌미로 동구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에 개입하면서 비롯된 것이다”라고 밝힌것이다.

최 의원의 ‘제9대 동구의회 후반기 원 구성 파행폭로는 지역 핵폭탄급으로 부상했다.

최 의원은 “심 위원장이 원래 후반기 의장으로 낙점한 A의원이 평소 폭력적 언어와 행동을 보이는 등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당 의원들이 A의원을 반대함에도 심 위원장은 ‘2년 후면 지방선거이고 그때 공천 얘기가 오갈 텐데 정치 오늘내일하고 안 할 건 아니잖아’라는 등 협박과 회유를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심 위원장이 국힘 중앙당의 ‘당협위원장은 원 구성에 일체 관여하지 말라’는 지침까지 위반하며 부조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당론 없는 여야 간담회를 열어 원 구성에 나서야 하며 심 위원장은 위원장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힘 5명, 민주당 2명, 정의당 1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된 구의회는 지난달 25일 후반기 의장 선출을 위한 임시회를 열었으나 최 의원과 민주·정의당 의원 3명이 임시회에 불참하면서 원 구성에 실패했다.

이에 최 의원은 여야 간담회를 열자고 하는 건 정당 정치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 정당 관계자들이 당협위원장이 개입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형성됐다고 심 위원장의 주장에 더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 인천 10개 군·구 기초의회 중 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이 선출되지 않은 곳은 동구의회가 유일해 지역 정치가 오염됐다는 평가는 비판 일색이다.

한편 본지는 전 의장에게 전화해 계속 후반기 의장직을 고수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나 포기는 할 의향이 있는지 질문에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 현재 동구의회 파행은 협의가 되지 않을 시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논란이 언제 매듭이 될지 기약이 없어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심 위원장은 “구의회 의장 선출에 있어 당내 후보를 정하지 않고 야당 의원과 간담회를 열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이는 정당 정치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국힘 후보가 당선되려면 당내 논의를 거쳐야 한다. 야당 의원들의 지지로 의장이 되겠다는 태도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초기 논의 과정에서 의견을 제시한 적은 있으나 이후 민주적으로 의원들이 결정하도록 했다"며 “나아가 논의과정에서 내가 의견을 제시했던 내용과 다르게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내 논의는 정당 정치의 기본이다. 의원들이 의원총회에서 논의해 결정한 사항을 바꾸고 싶다면 의원들을 설득해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최 의원이 파행의 책임을 나에게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 나는 의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고 이는 민주적인 절차이다”라며 “의장 선거 이후에도 당의 단합이 중요하다. 다시 한 번 의총을 열어 모든 사항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양훈 기자 y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