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 최후 안전장치 ‘탄핵제도’ 野포퓰리즘으로 오·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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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비판
100만 동원 탄핵 입법 청문회는 “위헌·불법”
도태우 “과반 의석 야당에 삼부 권력 놀아나고 법치 농락”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5 16:25:31

▲ 대통령실은 15일 야당이 추진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15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추진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 응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실제 탄핵제도는 일반적인 법적 절차로는 처벌이 어려운 권력 남용 행위를 견제하고, 헌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마지막 ‘안전장치’ 역할을 해 왔다. 이에 입법부가 쓸 수 있는 사실상 최후의 처벌 수단인 ‘탄핵제도’가 법적 요건도 충족되지 않은 상태로 ‘머릿수 싸움’에 남용되고 있다는 법조계의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국민청원에 100만 명 넘게 동의하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청문회 준비 절차에 돌입하자 위헌적·불법적 탄핵 청문회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대통령실 입장에 대해 도태우 선진변호사협회 대표는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이 폐지되고, 탄핵소추 의결만으로도 공직자의 직무 정지가 가능해진 구조가 생겨나면서 국회 권력이 과도하게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에 관한 도 대표의 좀 더 상세한 의견을 들어 보았다.

“이는 과거 행정부가 국회를 압도하던 상황에서 권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국회에 많은 권한을 부여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애초부터 탄핵심판 제도는 행정부·사법부 고위공직자의 헌법 위반이나 법률 위반으로 인한 헌법 침해로부터 헌법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호 수단이며 선진국에서도 인용된 적이 거의 없다. 그런데 단순히 과반 의석수로 탄핵소추 의결이 가능해지면서 다수당이 정부를 압박하는 도구로 쓰이는 등 탄핵 제도가 사실상 남용되고 있는 것이다.”

도 대표는 특정 사안에 대한 진실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도 정쟁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고 보았다.

“채 상병 사망사건 관련 경찰 수사 결과 해병대 관계자 9명 가운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이 불송치된 것은 위법 혹은 부당함이 없었던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특검법 발의가 좌절되자 상설특검으로 해당 사건을 처리하려는 시도를 하는 등 정쟁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한 젊은 군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정쟁화하는 대신 후속 처리와 제도 개선에 집중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경찰 수사 결과도 믿지 못하겠다면서 ‘상설 특검’ 등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자신들이 원하는 수사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고, 이는 사안을 정쟁의 재료로 쓰겠다는 태도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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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 사유를 제시한 국민 입법 청원을 근거로 청문회를 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동호 법무법인 온다 소속 변호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입법 청문회의 적법성에 대해 논란이 심했고 운영 방식·증인 출석 문제·청문회 결과 활용 부분에 대해서도 잡음이 끊임 없었다”고 밝혔다. 이 사안에 대해 이 변호사의 의견을 들어 보았다.

“윤석열정부의 국정 운영 관련 불법 소지의 여부는 헌법재판소가 판단하는 것이지 여당과 야당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민주당 등 야당에선 입법 청문회라는 명목으로 대통령 탄핵 제도를 언급하고 있다. 입법 청문회야말로 대중을 동원하고 법 위에 군림하며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태로, 국민을 이간질하고 대통령에 제3의 제재를 가해 무릎 꿇게 하겠다는 억지를 부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 헌법 제65조에 적시된 탄핵소추의 요건은 ‘대통령이 그 직무 집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로 이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르도록 되어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전반에 탄핵 사유에 해당하는 중대한 위헌 요소가 없다고 주장하는 여권 측 변호사도 있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헌법상 ‘직무 집행에 헌법과 법률에 어긋나는’ 대통령의 행위로 규정되어 있는데 윤 대통령은 법을 위반하거나 헌법 질서에 부정적인 영향이나 해악을 미칠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또한 그는 “자유 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하는 행위로서 뇌물수수·부정부패 등 사익을 추구하며 국가의 이익을 명백히 침해한 행위가 있어야 탄핵소추의 요건에 해당된다. 하지만 최근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난 바로는 이러한 법률적 구성 요소를 충족시키지 못해 헌재에 가서도 기각될 사안”이라고 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