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후 일자리 못 찾는 자영업자들… 실업자 1년 새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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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급감한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 “일거리 없어서”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 내수 부진 장기화 영향에 2년 연속 증가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5 12:30:07

사업 부진으로 장사를 접은 후 실업자가 된 자영업자들이 1년 새 2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을 하지 않고 노동시장을 떠나 ‘비경제활동인구’가 된 사람들도 늘어났다.

15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월평균 실업자는 91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85만9000명) 대비 6.9% 늘었다.

상반기 실업자 중 1년 새 자영업자로 일했던 사람(자영업자 출신 실업자)은 월평균 2만6000명이었다. 1년 전(2만1000명)과 비교하면 23.1% 급증했다. 전체 실업자 증가율과 비교해도 3배 이상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폐업 후 구직 활동에 나섰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2022년 44.5% 급감했다가 지난해(5.9%)와 올해(23.1%) 2년 연속 증가했다.

일을 그만둔 이유를 살펴보면 ‘일거리가 없어서 또는 사업 부진’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61.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임시 또는 계절적 일의 완료(10.7%)·작업 여건 불만족(5.9%)이라는 응답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사업을 접은 후 ‘비경제활동인구’가 되는 자영업자도 늘었다. 폐업 후 구직 의사나 재취업 의지 없이 노동시장을 완전히 떠나버린 경우를 말한다.

상반기 비경제활동인구 중 1년 사이 자영업자로 일했던 사람(자영업자 출신 비경제활동인구)은 월평균 26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25만3000명) 대비 6% 증가했다.

자영업자 출신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실업자와 마찬가지로 2022년 14.5% 줄었다가 지난해(10.2%)와 올해 2년 연속으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이어진 ‘고용 훈풍’ 흐름에도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 등이 늘어난 것은 장기화한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1~5월 재화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 줄었다. 최근 22년 중 재화 소비가 증가한 달은 24개월 중 4개월 뿐이었다. 서비스업 생산 중 내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숙박 및 음식점업과 도소매업 생산 역시 지난해부터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생계형 소상공인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한국 자영업의 구조적 특성도 자영업자들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으로 꼽힌다. 임금근로자에서 밀려난 뒤 어쩔 수 없이 자영업에 뛰어든 사람들이 많은 만큼, 사업을 접은 뒤 다시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해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자영업 소상공인 지원 종합 대책을 담아 발표했다.

다만 대책의 대부분이 배달료 지원이나 대출만기 연장 등 ‘비용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자영업 경쟁력 개선이나 노동시장의 재구조화 등 근본적 구조개혁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