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16세 라민 야말, 빈민촌 콘크리트에서 유로 최연소 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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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24 프랑스 4강전 2-1 승리 이끈 주인공
17번째 생일 이틀 앞두고 우승컵 들어 올릴지 관심

박병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0 11:26:55

▲ 스페인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라민 야말이 10일(한국시간) 유로2024 프랑스와의 4강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뒤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골세리머니를 연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7·아르헨티나)가 17년 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할 당시 ‘목욕 축복’을 내린 갓난 아기 라민 야말이 유럽축구선수권 대회 최연소 득점으로 새 역사를 썼다. 2007년 가을 바르셀로나 캄노우의 원정 팀 라커룸에서 20살 메시가 야말을 목욕시키는 사진이 최근 공개돼 큰 화제를 모았다.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빈곤한 마을로 꼽히는 로카폰다에서 태어나고 자란 야말은 축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이웃이 대부분 노동자들이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모로코인, 어머니는 적도 기니 출신이라 삼중국적자다. 아버지의 나라 모로코도 야말을 대표팀에 합류시키려 한 적이 있었지만 야말은 이미 스페인을 선택한 뒤였다.

야말은 7살 때 로카폰다 콘크리트 바닥에서 축구를 하던 모습이 바르셀로나 직원에게 포착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곧바로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했고, 지난해 바르셀로나에서 라리가 최연소 데뷔 기록을 세웠다. 어릴적부터 유명했지만 고향을 잊지 않는다.

야말은 골을 넣으면 오른손가락 세개와 왼손가락 네개를 펼친다. 야말의 전매특허 ‘304’ 세리머니다. 로카폰다의 우편번호 ‘08304’를 의미하는 것이다. 로카폰다에서 태어난 자신의 정체성을 잊지 않겠다는 뜻이다. 왼발잡이인 야말이 바르셀로나에서 뛰어난 재능을 뽐낸 덕분에 ‘제2의 메시’라 불리기도 한다.

메시 이후최고의 재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2007년생 야말은 라리가 데뷔이후 리그 최연소 데뷔·선발 출전·득점 등 각종 기록을 썼다. ‘무적함대’ 스페인 축구대표팀에 선발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오른쪽 윙어 야말은 유로 2024에 스페인 대표팀으로 나서 대회 역대 최연소 출전, 최연소 공격포인트 기록을 갈아 치운데 이어 최연소 골까지 성공시켰다.

야말은 10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유로2024 4강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려 팀을 결승에 올리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선발 출장한 야말은 전반 21분 중거리포로 골망을 흔들면서 유로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16살 362일) 득점자가 됐다. 2004년 유로대회 때 스위스의 요한 볼란텐가 세운 최연소 기록(18살 141일)을 1년 4개월 이상 앞당겼다.

야말은 13일 만 17살 생일을 맞는다. 그가 15일 예정된 결승전에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스페인은 네덜란드-잉글랜드의 4강전(11일) 승자와 우승컵을 다툰다.

스페인은 이날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2위인 프랑스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1964년과 2008년·2012년 유로 우승팀 스페인은 4번째 트로피를 눈앞에 뒀다. 스페인은 8강전에서 개최국 독일을 제압했고, 이날 프랑스마저 따돌리면서 통산 4회 우승을 향해 탄력을 붙였다. 스페인은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8강·4강전까지 6연승을 달렸다.

스페인은 이날 전반 8분 프랑스의 란달 콜로 무아니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21분 야말의 중거리포 동점골과 4분 뒤 다니 올모의 결승골로 역전승을 일궈냈다. 야말은 베테랑 골잡이 알바로 모라타의 패스를 받은 뒤 아크 뒤편에서 왼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대 왼쪽 구석을 뚫으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올모 역시 3경기 연속골로 포효했다.

이후 양 팀은 치열한 허리 싸움을 펼치며 추가 골 기회를 엿봤으나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프랑스는 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우스만 뎀벨레가 문전으로 올린 공을 라요 우파메카노가 헤더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넘겨 득점 기회를 날렸다. 1984년과 2000년에 이어 3번째 유로 우승에 도전한 프랑스는 이번 대회 6경기만에 고대하던 필드 골이 터졌으나 역전을 허용하며 짐을 쌌다.

박병헌 기자 bhpar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