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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남인 사실을 숨기고 7년간 여성과 교제하며 두 번의 강제 낙태를 시도하고 협박까지 한 남성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부동의낙태 및 협박 혐의로 기소된 이모(38) 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30일 확정했다.
이씨는 자신과 교제하던 여성을 속여 두 번이나 임신을 중단시켰고 불륜 사실이 드러나자 교제 기간에 촬영한 여성의 사진과 동영상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의 발단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씨는 피해자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를 시작했으나 사실 그는 이미 2009년부터 만난 배우자와 2015년 11월에 결혼한 상태였다.
2020년 9월 피해자가 임신하자 이씨는 '탈모약을 복용하고 있어 기형아를 낳을 확률이 높다'며 피해자를 설득해 임신을 중단하게 했다. 하지만 이씨의 기만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1년 6월 피해자가 다시 임신하자 이씨는 재차 임신 중단을 권유했다.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자 이씨는 임신 중단용 약물을 임신부에게 필요한 영양제인 엽산인 것처럼 속여 먹게 해 아이를 잃게 했다.
두 사람은 2021년 12월 결혼하기로 했으나 이씨는 결혼식 이틀 전 코로나에 걸렸다고 거짓말해 식을 취소시켰다. 이때야 비로소 피해자는 이씨가 유부남이고 자녀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이씨는 자신의 불륜이 소문날까 두려워 피해자에게 만나달라고 요청했으나 피해자가 이를 거절하자 “나한테 너무 많은 사진과 영상이 남아있다”며 민감한 사진 등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했다.
1심 법원은 이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잘못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더 이상의 피해를 멈출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는데도 무책임한 선택을 반복해 상황을 악화시켰다”라며 “피해자가 받았을 충격은 가늠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그러나 2심 법원은 이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하며 형량을 감형했다. 이씨가 선고 직전 법원에 1500만 원을 공탁한 점과 초범인 점이 감형 사유로 작용했다. 피해자는 재판 과정 내내 이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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