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유병자 보험 경쟁 속 기존 가입자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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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가입한 보험 상품보다 저렴하다고 해지부터 고려하면 안돼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6-11 06:30:40

유병자 보험상품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가입 문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언급한 바 있으나 현재 보험시장에서 보험사 간 유병자 보험 상품의 경쟁이 불붙고 있는 모양새다. 가입을 앞둔 소비자로서는 아주 유리한 조건을 선택할 수 있어 좋으나 기존 유병자 보험 가입자에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어주고 싶다.

우선 유병자 보험의 경우 최초로 출시했을 때 3개월 이내의 치료·입원·수술·소견 등에 대한 부분과 2년 이내의 입원·수술, 5년 이내의 암을 비롯한 몇 가지 중대한 질병(뇌졸중·급성심근경색 등)에 대해 묻고 이 질문 사항에 대해 큰 문제가 없으면 가입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당시엔 만성질환자에 대한 보험가입 심사가 상당히 유연해졌다고 판단해 인기가 꽤나 높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질문 사항 중 2년 이내의 입원·수술 여부를 묻는 부분이 3년·4년·5년으로 늘어남에 따라 보험료를 더 절감할 수 있는 상품이 순차적으로 선을 보였다. 만성질환 외 특이한 병력이 없는 이를 겨냥하고 보험사가 상품을 조금씩 업그레이드를 한 것이다. 하지만 틀이 또 깨졌다. 보험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5년 이내 입원·수술에 대해 묻는 질문이 10년으로 늘어난 상품이 출시됐고 심지어 중대한 질병 이력에 관한 질문도 5년에서 10년까지로 늘렸다. 이렇게 되면 보험료 경쟁력은 기존보다 더 좋아질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미 유병자 보험에 가입한 이들이 보험료에 대한 부분을 가지고 고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 얼마 전 한 상담에서 “2019년도에 가입한 무해지환급형 유병자 보험을 현재 판매되고 있는 유병자 보험으로 다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실제 눈앞에 보이는 보험료에 대한 경쟁력은 가입보장 대비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필자가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다시 유병자 보험에 가입시켜야 하는 것일까?

이 부분은 보험설계사와 소비자의 가치관에 따라 달리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일단 유지하고 있는 유병자 보험을 해지할 경우 해지환급금이 전혀 없는 무해지환급형 상품이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몇 푼 더 아끼려다 오히려 그동안 납입한 보험료 전부 손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절대 눈앞에 보이는 유리한 조건만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상담의 경우 얼마나 보험료를 납부했는지 계산해 주고 현재 판매되고 있는 유병자 보험의 보장과 보험료가 마음에 든다면 기존 가입한 보험에서 특약 조절을 하고 새로운 보장 내용에 대해 조금 보강하는 형태로 보험을 리모델링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유병자 보험의 경우 보험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판매를 시작한 지 이제 약 7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유병자 보험이 인구 고령화로 인해 앞으로 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과 같은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생길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조언을 하자면 기존 가입된 보험상품의 경우 납입을 정말 몇 달밖에 하지 않았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기존 가입된 보험상품에서 보장해 주는 보장들과 현재 판매되고 있는 보장의 차이는 얼마나 큰지 확인부터 하길 권한다. 실제 해지 후 새 상품 가입이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올 만큼 보장도 더 좋고 보험료도 훨씬 저렴한지 꼼꼼히 체크를 해보고 결정했으면 한다.

무턱대고 1만~2만 원 더 저렴하다고 해서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다시 가입한다면 기존 납입했던 보험료는 모두 손실로 남기 때문에 오히려 혹 떼려다 혹을 붙이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지금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보험료 몇 푼이 줄어드는 것과 납입 기간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20~30년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이 될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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